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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금리가 예상 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서 집 장만을 원하는 잠정주택구매자들이 모기지 융자에 어려움을 겪으며 시장 유입이 느려질 수 있고 재융자도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이러한 금리 상승이 자칫 오랜만에 찾아온 주택시장 회복세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 모기지 30년 고정 연중 최고치 =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하 연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금리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시장조사기관 뱅크레이트가 최근 발표한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평균 4.1%로 불과 한달전인 5월 초에 비해 0.7%포인트나 상승하며 지난 12개월래 처음으로 4%를 넘어섰다.
모기지은행연합회의 30년 고정금리(5월24일 마감기준, 연중조정치 적용)또한 전주 대비 0.12% 상승한 3.90%를 기록하며 올들어 최고점에 도달했고 국책모기지업체 프레디맥의 30년 고정 금리 역시 전주에 비해 0.8포인트나 뛰어오른 3.81%를 나타내며 년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 왜 오를까 = 기준 금리는 변동이 없는데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시중 금리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기지 금리는 10년만기 연방채권 금리와 관련이 깊은데 최근 10년만기 연방채권 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모기지가 오르고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등의 주요 언론들은 금리 상승세가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불안이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연준이 예상대로 양적양화를 축소하면 금리 안정에 필수적인 모기기채권 매입이 줄면서 당연히 금리가 따라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시말해 정부가 양적완화를 줄이면 모기지 증권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이는 채권 수익률, 즉 이자율이 올라가게 된다. 이 영향으로 모기지 금리도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분위기로는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양적완화라는 조치가 인의적으로 금리를 낮추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줄이거나 아예 정부가 나서서 채권을 내다 팔 경우에는 금리가 크게 급등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모기지 금리 상승세가 10년만기 채권 상승세 보다 높은 것도 우려 사항이다. 30년 고정 금리와 미국 국채간 금리 차이는 불과 3주만에 30bp 이상 벌어진 190bp를 나타내고 있다. bp란 국제금융시장에서 쓰이는 세부 단위로 100분의 1%를 의미하는 수치다. 30bp가 벌어졌다는 것은 금리가 0.3%이상 올랐음을 뜻하는데 1bp만 올라도 천문학적 차액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금융기관들이 최근 수주사이 엄청난 수익을 거뒀음을 알 수 있다.
▶ 부동상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 문제는 모기지 금리 상승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있다. 우선 금리가 오르면 당연히 신규 대출이 어렵게 되고 이는 곧 주택 시장의 바이어 감소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 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또 낮은 금리를 통해 돈을 절약하려는 재융자 신청도 감소시켜 미국의 가계 부담도 커지게 된다. 가계부담이 커지면 소비는 물론 저축도 줄기 때문에 경기 성장 둔화의 주요 요인이 된다. 모기지 업체 관계자들은 “융자 기준이 여전히 까다로운 가운데 금리까지 오르면 신규대출과 재융자는 당연히 줄게 된다”며 “특히 재융자는 최근 6~7개월 사이 최저치까지 떨어진 상황으로 금리가 오르는 시점이 생각보다 빠르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한인타운 일대의 모기지 업체에 따르면 재융자 신청자의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얼마전 금리 상승과 까다로운 융자 기준에 따라 재융자를 포기했다고 밝힌 한인 양모씨는 “재융자를 통해 아낄 수 있는 금액이 뻔히 보이는데도 여건이 안돼 포기하고 말았다”며 “앞으로 한동안은 이처럼 좋은 재융자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마음이 쓰리다”고 말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