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인의 길,행복합니다” 국가대표커플 박경호-서향순 부부

서향순 박경호 부부
태능선수촌에서 만나 결혼한 지 올해로 23년을 맞고 있는 박경호 서향순 부부. 이제는 서로가 가장 가까운 친구같은 존재다.

오는 21일 캔자스 시티에서 열리는 제 17회 미주 한인체전에 참가하는 OC체육회(회장 명호식) 선수단이 천군만마를 얻었다.

바로 1984년 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인 서향순씨와 서씨의 남편이자 1986년 아시안게임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박경호씨다. ‘금메달리스트 부부’로 불리는 이들은 각각 양궁선수단 감독과 OC체육회 부회장 자격으로 미주 한인체전에 참가한다.한껏 고무된 OC체육회의 목표는 ‘우승’이다.

한국 최고의 금메달 커플에서 지도자로 변신, 스포츠의 즐거움을 알리는 생활체육 홍보대사로 활동중인 박경호-서향순부부를 어바인에 위치한 HSS스포츠 아카데미에서 만났다.

“OC체육회 일은 사실 오래전부터 요청이 있었는데 여러가지로 자신이 없어서 계속 죄송하다고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죄송해지더라. 순수하게 운동이 좋아서 동호회를 만들어 열심으로 활동하는 체육회 몇몇 분들을 보고 감동도 받았다. 이제는 우리만 잘살자고 할게 아니라 우리에게 있는 것들을 나눠야 한다고 생각했다”

박경호씨의 말이다. OC체육회 부회장이라는 타이틀은 아직도 어색하고 부담스럽지만 그는 뼈속까지 스포츠맨, 일단 시작하면 승부를 봐야하는 근성이다. 다른 사람에게 절대로 아쉬운 소리를 못하는 성격이지만 체육회를 위해서는 기꺼이 머리를 숙였다.

서향순씨도 내조를 아끼지 않았다. 체육회 행사에 적극 참석하며 홍보대사를 자처했고 자신의 제자들을 중심으로 양궁팀도 꾸렸다. 과연 서향순 효과는 대단했다.

“사실 미국에서 양궁을 가르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양궁을 하려면 학교공부도, 친구도 다 포기해야 하는 줄 알았고 그런 양궁이라면 권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은 다르더라. 아무도 양궁을 위해 학교를 그만두지 않아도 됐다. 양궁을 하면서 처음으로 행복하다고 느꼈다”

박경호-서향순 부부는 메달리스트 육성이 아닌 생활체육 지도자로서의 현재가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한다. ‘즐거운 스포츠, 행복한 스포츠맨’은 이들 부부의 슬로건이다.

이들은 서향순씨의 이름을 의미하는 HSS스포츠 아카데미에서 아이들에게 양궁과 유도를 가르치고 있다. 최근에는 유학 중인 여자탁구 세계챔피언출신인 현정화 전 국가대표감독도 이곳에서 탁구교실을 열어 함께 즐기고 있다.

“아이들에게 여기와서 공부하는 스트레스를 풀라고 한다. 소리지르고 뛰고 마음껏 즐기고 돌아가서 또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한다. 하바드 대학에 진학하고도 양궁을 좋아하면 양궁선수로 올림픽도 나갈 수 있는 나라가 미국이기 때문이다”

이민생활 10여년. 박경호-서향순 부부는 어느새 많이 변화되어 있는 자신들을 느낀다.

“어느 하나의 목표를 위해 나머지 모두를 포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디 길이 하나 뿐일 수 있나. 그런 생각이 드니 모든 것이 소중하고 모든 사람이 편안해 지더라.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체육회 일도 그런 차원에서 생각하고 열심히 해 볼 생각이다”

박경호씨는 오는 20일 150여명의 OC선수단을 이끌고 미주 한인체전이 열리는 캔자스로 출정한다. 미주 한인체전은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하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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