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루디헤럴드’를 창간하며 가졌던 바람이었다.
주로 한인 단체들의 행사나 동정을 알리는 데서 벗어나 ‘루디헤럴드’의 주인공은 OC와 인근 지역 한인들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뛰었다.
알고보면 다 사람사는 이야기, 좁디 좁은 이민사회에서 한 사람 건너면 모두 지인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듯이 루디헤럴드는 반가운 친구 혹은 이웃을 만날 수 있는 사람냄새 물씬 나는 신문이 되고자 했다.
창간호부터 1년, 지령 50호째를 발행했다. 그동안 루디헤럴드는 초대석, 삶과 신앙, 화제인물, 비즈피플 등을 통해 200여명의 이웃을 만났다.
번듯한 기업의 CEO와 정치인, 검사, 과학자, 목사, 가수, 화가, 시인, 스포츠맨, 식당과 커피샵 주인 등에서 거리의 노숙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과 소통하면서 파노라마같은 삶의 일곱빛깔 무지개를 보는 느낌이었다.
창간호에 만났던 OC출신 오디션 스타 매건리와 푸니타는 아직도 종종 소식을 전해온다. 1960~70년대를 거치며 대중가요계를 휩쓸었던 남성그룹 블루벨스의 스타 출신으로 신앙인의 삶을 살고 있는 서양훈 장로(4호)와의 만남도 잊을 수 없다.
4번의 암을 이겨내고도 다시 죽음과 사투를 벌이고 있던 기적의 소녀 제니(18호), 한국 입양아 출신의 미 우주항공국 수석 연구원 스티븐 모리스씨와의 인터뷰(20호)는 3시간 내내 함께 눈물을 흘렸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 당선과 우연히 때를 같이 했던 ‘여성파워’ 시리즈에서는 앤 박 LA검찰청 검사, 유방암을 극복하고 미국 대학 최초로 정규 한식강좌를 개설한 명장 이명숙 쉐프, 이혼의 아픔을 겪고 OC최고의 호텔경영자로 성공한 캐더린 김 대표, 할리웃을 매혹시킨 세계적인 파티 디자이너 영송 마틴씨 등을 만났다. 이들을 멘토로 삼기 원하는 딸 가진 독자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쳤던 기획시리즈였다.그만큼 보람이 컸다.
어바인 시정을 이끌며 자랑스러운 한인의 모델이 된 강석희 전 시장과 새로 그 뒤를 이은 최석호 시장, 뮤지컬 배우가 꿈인 소년과 60세에 가수의 꿈을 이룬 노신사, 연매출 1억5천만 달러 규모의 요거트 왕국을 건설한 CEO와 150달러가 절실히 필요한 목수는 같은 하나님을 믿고 있었다.
LA다운타운의 노숙자 거리 ‘스키드로우’에서 희망의 샘물을 퍼올리고 있는 노숙자밴드의 샤논 버튼과 제임스 파햄으로부터는 ‘삶에 절망이란 없다’는 믿음을 더욱 다질 수 있었다. 지난 1년 간 루디헤럴드가 만난 인물의 얼굴들을 다시 만나본다.
하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