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주간지인 LA비즈니스저널은 1일자에서 한인은행권의 대출관련 변화를 상세히 전했다. 특히 이 신문은 한미은행의 금종국 행장과 웰스파고은행의 한성수 한인담당 디렉터를 조명하면서 이들이 이전의 한인은행들과 다른 각도로 대출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의 금 행장은 한인은행들의 대출이 상업용부동산(CRE)대출에 집중돼 있는 것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 한미의 CRE 대출 의존도는 전체 대출의 84%정도나 된다. 이는 경쟁 은행인 BBCN뱅크나 윌셔은행 보다도 높다. 금 행장이 이전에 몸담았던 퍼스트캘리포니아은행도 CRE대출 비중은 62%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금 행장은 현재 10%도 되지 않는 라이오브크레딧, 장비 파이낸싱 등 다른 대출 분야를 보다 활성화해 상대적으로 CRE 대출 의존도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한미는 대부분의 기업대출이 많아야 100만달러대 수준이었던 것을 300~500만달러 정도로 끌어 올릴 생각이다. 따라서 연매출 5000만달러 이상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고객 삼기에 나서고 있다.
금융전문분석기관인 FIG파트너스의 티모시 코피 애널리스트도 이러한 금 행장의 계획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금 행장이 계획한 방향으로 대출 포트폴리오가 다양성을 가지면 은행은 쉽게 어려움에 빠지 않을 것이고 안정적인 수익성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미 외에도 현재 오픈뱅크가 새로 주택모기지 사업에 뛰어들었고 BBCN뱅크도 주택모기지를 강화하려고 하고 있는 등 한인은행들은 그동안 손대지 못했던 소비자금융 대출 상품을 개발하는 등 대출 다양화에 힘쓰고 있다.
새로운 수입모델 찾기는 주류은행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 웰스파고는 한성수 전 윌셔은행 전무를 한인담당 디렉터로 영입했다. 이후 한 디렉터를 중심으로 조용한 활동을 펼쳐오던 얼마전 윌셔은행과 한미은행에서 프라이빗뱅킹을 담당했던 앤 최 지점장을 시니어 리레이션십 매니저로 영입한 뒤 보다 적극적인 영업활동에 들어갔다. 지난달 28일에는 LA 다운타운에서 VIP를 초청해 이자율 리스크와 부동산 투자 전략에 관한 세미나를 열었다.
웰스파고의 한인담당부서는 한인은행들과 다른 고객들을 원하고 있는데 바로 미국에 진출했거나 하려는 한국기업들이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의 윌셔그랜드호텔 프로젝트나 CJ아메리카의 롱비치 프로젝트와 같은 것들이다. 한 디렉터는 LA 비즈니스저널을 통해 “미국진출 한국기업들을 타겟으로하는 대출은 규모도 크지만 다양한 서비스가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한인은행들이 가지 못한 웰스파고의 장점이 있다. 이들 기업은 처음에 한인은행을 이용했겠지만 이제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보다 다양하고 앞선 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다시말해 웰스파고의 경쟁상대는 LA에 본사를 둔 한인은행들이 아니라 한국자본에 의해 설립돼 한국에서 부터 기업들이 서비스를 이어온 우리아메리카은행이나 신한뱅크아메리카 인 셈이다. 한 디렉터는 현재 몇개의 기업 대출 유치가 성사단계에 있다고 밝혀 앞으로 우리, 신한 과의 한국기업 유치 경쟁도 지켜볼 만하다.
코피 애널리스트는 “현재 대출 시장의 수요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고 그만큼 은행들도 어려움을 직면한 상태다. 따라서 주류 은행들도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서야 하며 한인은행들은 새로운 상품 개발에 나서야 하는 것은 그들에게는 불가피한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성제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