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버리힐스 ‘우래옥’자리에 2호점 낸 한식당 ‘기와’

GENWA제이 권 대표세로사진
지난달 말 고급 레스토랑들이 밀집해 있는 베버리힐스 지역 라시에네가 블러바드에 2호점을 낸 한식 및 구이전문점 기와의 제이 권 대표.

“10년 걸렸네요”

10년전인 지난 2003년 제이 권·지니 권 사장 부부는 한인타운에서 조금 벗어난 미라클 마일 지역에 있는 쇼핑몰에서 200평방 피트의 작은 꽃집을 운영하던 소상인이었다.

정확히 10년이 지난 현재는 베버리힐스 유명 레스토랑들이 밀집해 있는 라시에네가 블러바드 중심 옛 우래옥이 있던 자리에 8000평방 피트 규모의 한식 및 구이전문점인 ‘기와’(Genwa·170 N. La Cienega Blvd.)의 새로운 닻을 내렸다.

권씨 부부의 베버리힐스 입성은 순탄치 않았다.

남편은 언론계에서, 부인은 다운타운 의류업계에서 각자의 역할을 해왔지만 둘 모두 운영하던 여러 사업이 생각 만큼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심기일전을 거듭하며 윌셔와 하이랜드길이 만나는 곳에 있는 쇼핑몰에서 작은 꽃집을 운영하던 부인 지니 권씨는 하루종일 꽃을 만지며 유동인구를 파악하던 중 바로 앞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피자전문점인 ‘누메로우노’를 2004년에 인수하게 된다.

고객 중심으로 매장을 성실히 운영한 덕에 매출은 매달 큰폭으로 신장했다. 초기 작은 성공을 바탕으로 2006년에는 같은 쇼핑몰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리모델링, 작은 스시전문점을 열었다.

제이 권 대표는 “당시 미라클 마일 인근 지역에 신규 아파트와 콘도가 크게 늘어나 전문직 종사자들의 입주가 급속히 늘어났다. 이런 흐름에 맞게 스시집을 차려야 겠다는 생각으로 당시 건물주가 운영하던 아이스크림 가게를 바꿔 문을 열게됐다”고 돌이킨다.

한 쇼핑몰에서 3곳의 매장을 운영해 온 이들 부부에게 한식 및 구이전문점인 ‘기와’(GENWA·5115 Wilshire Bl. LA)의 만남은 다소 이색적이다.

권 대표는 “당시 두 블럭 떨어진 곳에 새로 생기는 주상복합 형태의 아파트 1층에 스시집이 생긴다는 소문이 많아 상권 보호 차원에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현재 기와 1호점의 리스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2007년 문을 연 기와는 초기 2년간 타인종이 많은 고객 취향을 맞추지 못해 고전을 거듭했다.

권 대표는 “타인종 고객이 절반을 크게 넘어 이들 입맛에 맞게 퓨전 한식과 메뉴와 반찬을 개발했지만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라며 “솔직히 기와 1호점을 연 뒤 2년 동안 피자가게와 스시 매장에서 발생한 순익을 거의 다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현재 ‘기와’는 레스토랑 등 일반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업체들의 가장 강력한 온라인 SNS인 옐프(yelp.com)에서 이용자들이 선정한 LA지역 레스토랑 종합 순위 2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타인종의 입맛도 사로잡고 서비스 역시 표준화에 성공했다는 뜻이다.

권 대표는 “여러 시도 끝에 다양한 타인종이 선택한 것은 결국 가장 한국적인 맛이었다”라며 “서비스 역시 정도를 찾기 보다 한번 더 고객한테 찾아가 필요한 것을 제때에 제공하는 것이 고객들의 좋은 반응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베벌리힐스 2호점은 지난 1월부터 6개월간의 긴 공사 끝에 지난달 말 문을 열었다.

20여년전 같은 자리에서 영업했던 우래옥은 고급 레스토랑 밀집 지역인 라시에네가 거리의 유일한 한식당이었다.

권 대표는 “이 지역 뿐 아니라 한국과 타주에서 찾는 한인들에게도 자랑스러운 곳이었다”라며 “세계의 부촌을 상징하는 베베리힐스에 새로 문을 연 만큼 한식 뿐 아니라 한국을 널리 알리는데 힘을 보태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준 기자

GENWA베버리힐스2호점전경
기업화된 고급 레스토랑들이 밀집해 있는 베버리힐스 지역 라시에네가 블러바드에 유일한 한식당으로 새로 문을 연 기와 2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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