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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거듭된 통화정책 유지 발언에 따라 금리가 소폭 하락했지만 불안심리 확산에 따른 모기지 신청건수 감소를 막지 못했다.
모기지은행연합회(MBA)가 지난 24일 발표한 금리(19일 마감 기준, 연중조정치 적용)에 따르면 30년 고정 금리를 제공하는 3개 상품인 컨포밍 론(4.68%→4.58%), 점보 론(4.81%→4.66%), 그리고 FHA 융자(4.38%→4.28%) 모두 전주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지난 6월 말부터 지속된 상승세를 마감했다. 재융자 고객들이 선호하는 15년도 3.70%에서 3.63%로 내려 앉았다.
25일 발표된 국책 모기지 업체 프레디맥의 금리 또한 30년(4.37%→4.31%)과 15년 (3.41%→3.39%)모두 지난 1년래 최고치였던 지난주 보다 크게 떨어졌다. 모두 버냉키 연준 의장의 통화정책 유지 발언에 힘입은 바 크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17일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보고서에서 “연준의 채권 매입프로그램은 경제 및 금융상황에 따라 결정된다”면서 “미리 정해진 방향이 있는 것은 아니며 경제상황이 예상대로 호조를 이어갈 경우 제3차 양적완화를 중단할 수 있지만 여전히 실업률이 높고 인플레이션은 낮은 상태여서 당분간은 현재 기조를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히면서 모기지 금리 상승세에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신청건수는 계속 감소했다. MBA는 지난주 모기지 신청건수가 전주 대비 1.2% 하락했다고 밝혔다. 재융자는 1%, 구매신청은 2%가 감소했다. 모기지 신청건수가 감소하면서 모기지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재융자는 최근 1년 사이 최저치(63%)를 2주 연속 유지했고 ARM은 7%까지 떨어졌다.
모기지 업체 관계자들은 “비록 금리가 소폭 내렸지만 이미 시장에 형성된 불안 심리를 해소하기에는 힘이 부쳤다”며 “만일 버냉키 의장이 좀 더 일찍 통화정책 유지 발언을 했다면 좋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수주 연속으로 금리 하락이 나타나며 주택 판매수가 늘어나지 않는 한 신청건수가 다시 증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