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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처럼 다양한 별명을 가진 도시도 그리 흔치 않다. 사막의 도시, 도박의 도시, 환락의 도시, 술과 마약의 도시, 엔터테인먼트의 도시, 꿈의 도시, 가능성의 도시, 결혼의 도시, 컨벤션의 도시, 홈리스의 도시, 인생역전의 도시, 호텔산업의 메카…
라스베가스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은 화려함과 호기심 만큼이나 부정적인 측면도 많다. 이는 방문객 대부분이 스트립을 중심으로 한 호텔들과 그 주변만을 다녀가기 때문에 편견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이해하면서도 베가스 시민들의 마음은 결코 편치 않다. 미국인들이 라스베가스에 대한 편견과 오해 10가지를 나열하여 그 진실을 알아본다.
①라스베가스는 겨울에도 덥다?
라스베가스의 여름은 5월중순에 시작하여 10월중순까지 약 5개월에 걸쳐 계속된다. 이기간에는 화씨 80-120도를 기록하며 온 도시가 밤낮으로 찜통더위에 고생한다. 그러나 12월초부터 2월중순까지의 겨울에는 눈도 종종 내리고 외곽지역의 경우 아침최저 기온이 화씨 20도(-7C)이하까지 내려가기도 한다.
②라스베가스는 매매춘이 자유롭다?
네바다 클라크 카운티에 속한 라스베가스는 성인클럽과 각종 쇼가 밤문화를 더욱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으나, 매매춘에 관한한 어느 도시보다도 엄격한 곳이다. 특히 미성년자의 경우 출입통제지역과 통금시간이 적용되어 더욱 철저히 관리한다. 그러나 네바다주는 수도인 카슨시티와 라스베가스가 속한 두 개 카운티를 제외한 나머지에서는 매춘을 불법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③라스베가스는 도박으로 먹고 사는 도시다?
베가스가 도박으로 유명하고 동네 곳곳마다 게임머신이 놓여진 것은 사실이나, 도박이 절대적인 세입원은 결코 아니다. 라스베가스는 음료와 제약산업이 발달하고 태양열 발전을 비롯한 에너지 산업도 미국내 선도자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또한 태평양을 건너 들어오는 물동량이 미대륙 중북부로 운송되려면 이곳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물류의 중심도시로 자리잡은 지 이미 오래다. 무엇보다 세계 제일의 컨벤션 도시로서 연 6천회에 달하는 크고작은 컨벤션으로 1000만이 넘는 경제인과 학술회원들이 베가스를 방문한다.
④라스베가스에서는 아이스크림 장사가 잘 된다?
여름철에 아이스크림 장사가 잘된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본능적으로 잘 아는 상식이다. 그렇다고 더운 지역에도 이러한 논리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베가스 사람들은 하루종일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5개월을 지내야 한다. 실내외 기온차가 50도에 이르면서 온통 감기와 냉방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은 지역이다. 따라서 차가운 아이스크림 보다는 따뜻한 차 한잔에 한걸음 다가서는 사람들이 바로 라스베가스 시민들이다.
⑤라스베가스는 아이들 교육에 안 좋은 도시다?
한국에서 미국유학을 계획중인 부모들에게 라스베가스를 권했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다. 이유인즉 “애들 망칠 일 있냐?”는 것인데, 베가스의 실상은 그 반대다. 베가스는 몰몬교인들이 유타에서 내려와 도시를 이룬 까닭에 교육에 대한 열기는 한국 못지 않게 뜨겁다. 특히 남서쪽에 위치한 핸더슨과 서쪽 산기슭의 서머린 지역은 한국의 강남이 무색할 정도로 학구열이 높다. 대학캠퍼스 못지 않은 학교시설은 물론이고 지역 내 수준 높은 입시학원들도 성업 중이다. 학교주변도로의 제한속도가 5마일인 것만 봐도 아이들에 대한 시정부의 배려가 남다름을 확인할 수 있다.
⑥라스베가스는 가장 안전한 도시다?
예전에 흔히 듣던 얘기 중 하나가 “라스베가스는 마피아들이 장악하고 있어 좀도둑도 없고 강도도 없는 안전한 곳”이라는 것이었다. 이는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베가스를 찾도록 하기 위해 조작된 소문이라는 것이 주민들의 평이다. 최소한 호텔주변에는 보안요원들과 경찰이 치안유지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도시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외곽 상업지역의 치안상태는 매우 좋지 않다. 요즘은 호텔에서도 도난사건이 빈발하여 관광객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⑦라스베가스를 향하는 차량은 단속을 안한다?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주의 경계선인 프림밸리 호텔부터 베가스시내까지 약 40마일구간의 확장공사가 5년전 마무리되면서 중앙선 4-5곳에 회차로를 만들어 공사차량이나 비상차량등이 차를 되돌릴 수 있게 하였다. 이후 네바다 하이웨이 패트롤의 활약(?)이 눈부시다. 베가스로 들어가는 차량에 대한 단속이 훨씬 더 많아졌다. 홧김에 도박을 해야 더 많이 잃고 가기 때문이라는 일설도 있다.
⑧라스베가스에는 돈이 흔하다?
한때 장사를 하려면 라스베가스로 가라는 속설도 있었다. 왜냐하면 도박의 도시이기에 돈이 흔할 것이고 소비자들은 쉽게 번 돈을 흥청망청 쓸 것이라는 논리가 그럴듯하게 더해지곤 하였다. 베가스가 돈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베가스 사람들은 돈이 없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통계에 따르면 베가스 주민의 85%이상이 게임을 즐기며 이중 20%이상이 중독성을 띠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카지노가 있는 호텔에는 돈이 흔하나 도시 전체를 보면 결코 그렇지 않기에 비즈니스가 쉽지 않은 도시이다.
⑨라스베가스에는 호텔 외에 갈 곳이 없다?
라스베가스를 운전하다 보면 보트나 제트스키등을 끌고가는 차량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베가스의 동쪽에는 후버댐으로 인해 조성된 호수가 있어 수상스포츠가 발달했으며, 선상파티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레저상품이다. 겨울에는 찰스턴마운틴의 스키장이 젊은이들로 붐비며 스카이다이빙과 윈드서핑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레드락마운틴의 암벽등반과 마운틴바이크 또한 전국의 매니어들을 유혹한다.
⑩라스베가스는 흡연자들의 천국이다?
불과 8년 전까지는 애연가들이 실내외 어느 곳에서든 담배를 피울 수 있는 도시였다. 그러나 훼미리식당에 금연석이 들어서더니 2006년부터 카지노를 제외한 시내 전 지역의 실내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입법되었다. 게임머신이 설치된 주유소나 마켓에서도 금연해야 하고 카지노 또한 게임장을 벗어난 지점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하였다. 이젠 네바다에서조차 흡연자들이 설 땅이 없게 되었다.
<글=김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