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폰과 각종 태블릿의 급격한 보급에 따라 이제는 인터넷이 오프라인을 압도하는 시대가 왔다. 실제 미 최대 서점 체인인 반스 앤 노블이 아마존 등 온라인 서점에 밀려난지 오래고 엑스피디아나 오비츠와 같은 여행 포털은 기존 오프라인 여행사를 시장에서 내몰았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만큼은 아직 인터넷이 오프라인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3일 미 부동산중개인연합(NAR)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구매자 89%는 에이전트(브로커 포함)를 통해 집을 샀다. 인터넷 사용이 생활됐음에도 2001년 당시 69%보다 그 숫자가 늘었다. 셀러 역시 단 9%(2012년 기준)에이전트를 거치지 않고 집을 팔아 1987년 20%보다 그 수치가 감소했다. 브로커의 영향이 오히려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현장 전문가들은 인터넷 시대 부동산 에이전트의 생존 비결을 여러가지로 이유로 분석했다. 우선 가장 큰 이유는 온라인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동산 업무의 특성 때문이다. 부동산은 아무래도바이어와 에이전트가 매물을 눈으로 확인해야 일이 진행된다. 일부 투자자를 제외하면 온라인상의 숫자나 사진만으로 집을 사는 사람은 없다. 두번째는 대출조건 강화다. 대출이 어려워 지면서 바이어들은 에이전트나 모기지 업체를 통하지 않고서는 집을 사기가 더 힘들어졌다. 따라서 에이전트의 역할은 오히려 커졌다.
한편 부동산 업자들은 인터넷 활성화가 부동산 업계에서만큼은 플러스로 작용한다고 입을 모은다. 각종 부동산 포털의 등장으로 바이어는 물론 에이전트 역시 매물 검색이 쉬워졌고 셀러와 직접 연결되면서 그간 중간 브로커에게 지급하던 커미션도 아꼈다는 것이다. 바이어들의 인식 변화도 부동산 업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수년간 부동산 투자의 위험성을 알게되면서 전문가를 쓰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는 인식이 높아졌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