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이 넘는 역사로 이제는 한국에서도 미주지역 대표 한인 경제단체로 인정을 받고 있는 LA한인상공회의소(이하 LA한인상의)가 최근 수년간 ‘업무협약(MOU)’을 남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부터 5년간 LA한인상의가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나 기관,기업 등과 체결한 MOU는 모두 27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마다 평균 5건 이상 협약을 맺은 것이다. <표 참조> 하지만 5년간 맺은 협약 중 현재까지 실제 사업으로 연결돼 진행 중인 사례는 단 한건도 없어 단순한 서명작업과 악수교환에 그친 전형적인 전시성 활동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한국 외국어 대학교와 함께 글로벌 CEO교육 과정이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이는 이미 협약을 맺기 전부터 추진하던 사업으로 업무협약에 따른 추가 사업으로 보기는 어렵다. 아시안 상공인연합회와 맺은 협약은 이후 해마다 순회 골프대회 개최나 네트워킹 행사를 펼치고 있지만 각 커뮤니티간 경제적 실익을 위한 별도의 사업은 아직 없는 상태다. 연도별로 보면 2008년 3건이었던 업무협약은 2009년과 2010년에 각각 5건과 10건으로 크게 늘었다. 협약 대상은 한국의 기초 및 광역 자치단체가 주를 이루며 대학, 타인종 커뮤니티 상공회의소, 병원, 언론사, 수출진흥기관 등 다양하다. 또 대부분 LA한인상의의 제의에 따르기 보다 한국의 지자체나 기관들의 요청에 의해서 이뤄진 것이다.급증하던 업무협약은 2011년과 2012년에 소강 상태를 보이며 각각 3건과 4건에 그쳤으며 올해는 지난 상반기에만 2건이 체결됐다. 하지만 오는 26일부터 4일간 열리는 LA한인축제기간 10곳 이상의 한국내 기초 및 광역 자치단체에서 부스 참여를 위해 LA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이 기간을 활용해 상당수 유사한 업무협약이 이뤄졌던 과거 사례에 비춰 올해도 같은 일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월 한국 광주에서 열리는 한상대회 기간 동안 또다른 업무협약을 맺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아무런 성과없이 무의미한 업무협약은 비단 LA한인상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각 직능별 경제 관련 단체와 LA한인회를 비롯한 일부 단체는 해마다 수차례 업무협약을 맺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LA한인상의 케니 박 회장은 “상대측 요청이든 상의 차원이든 과거에 업무 역량을 넘는 협약을 맺었던 게 사실”이라며 “이제는 한인 경제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무의미한 협약을 맺기 보다는 과거에 맺었던 협약을 한번 더 점검해 신규 사업에 필요한 경우에는 기존 협약을 보다 구체화하는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Memorandum of Understanding’의 줄임말로 양해각서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MOU는 어떠한 거래를 시작하기 전에 쌍방 당사자의 기본적인 이해를 담기 위해 진행되는 것으로 체결되는 내용에 구속력을 갖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법률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서와는 다르게 사전 업무협약이라는 특성을 지닌 MOU는 경우에 따라 업무제휴서, 사업제휴서, 업무제휴 협약서 등으로 부르기도 하며 그 기능으로는 원활한 업무진행, 공동협의를 통한 업무 및 친선관계 개선, 대외 홍보의 기능을 한다.
LA한인상의 MOU 남발..실질 성과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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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준 기자
▲지난해 12월 LA한인상공회의소와 경기도 파주시가 업무협약서에 서명한 뒤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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