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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세일 매물이요?, 없는데요…”
숏세일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타공인 LA일대 최고의 숏세일 전문가로 평가되는 에이전트 M씨, 지난 수년간 이어진 부동산 침체기에도 매년 수십 개의 숏세일 주택매물을 처분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는 매시간 수차례씩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가 반갑지 않다. 고객들에게 소개할만한 숏세일 주택이 없기 때문이다.
M씨는 “최근 숏세일 주택이 차압주택이나 일반 주택보다 최소 2~3배 빠르게 소진되면서 이제는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물론 일부 외곽지역이나 저소득층 밀집지역에는 숏세일 매물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런 주택들은 거주용은 물론 투자용으로도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소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에이전트 양 모 씨도 “최근에는 LA는 물론 대부분의 한인 선호 지역은 숏세일 매물을 찾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일반 매물과 비교해도 가격 차이가 채 10% 정도에 불과해 숏세일 주택을 구입하는 메리트가 크게 감소했다”며 “이제는 차압매물 전문 에이전트들조차도 정상거래 비중을 높이고 있다. 셀러들이나 에이전트들은 고가 매물 거래가 늘수록 수익이 늘기 때문에 숏세일 매물 감소는 사실 반가운 부분이다”고 귀띔했다.
실제 숏세일 매물 감소세는 수치로도 뚜렷하다. 차압정보 전문업체 리얼티 트랙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올 2분기 현재 숏세일 매물(리스팅 매물)은 전년동기 대비 무려 60%나 급감했다. 이는 차압매물 보다 2배, 일반 매물과 비교하면 약 3배 이상 빠르게 줄어든 것이다. 일반매물과의 가격 차이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10% 이내로 좁혀졌다.
반면 매물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숏세일이 주택 거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까지(2분기 기준)상승하면서 지난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사상 처음으로 REO 매물(19.7%)을 넘어섰다. 이를 숏세일 매물 감소세와 대비하면 앞으로 수개월 안에 숏세일 매물 대부분이 소진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숏세일 매물의 빠른 소진은 생애 첫 주택 구입자 등 저가 매물 구매층에게는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다. 올 초부터 지금까지 여러채의 숏세일 주택 구매를 시도했다는 한인 K 씨는 “금리와 주택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그나마 내 집 마련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숏세일 매물이 줄면서 집을 사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며 “이제는 사실상 주택 구매를 포기한 상태로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다음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