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C08400](http://heraldk.com/wp-content/olddata/uploads/junk/2013091601000087300003142.jpg) |
윌셔가 카탈리나 인근의 한 건물들. 수년째 비워져 있는 이 건물은 관리상태도 좋지 않아 좀처럼 새로운 입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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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0921-스타킹80](http://heraldk.com/wp-content/olddata/uploads/junk/2013091601000087300003141.jpg) |
뉴욕뉴욕과 윌셔 BBQ, 그리고 두부마을의 연이은 실패를 극복하고 성업중인 고기구이 전문점 스타킹의 모습.징크스를 극복하고 반전에 성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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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팬이라면 귀에 익은 단어가 있다. 바로 징크스(jinx)다. 미신 등의 뜻으로 풀이할 수 있는 말로, 흔히 깨기 힘든 재수 없고 불길한 현상을 뜻하는 말이다.
이것이 오랜 시간에 걸쳐 깨지지 않으면 징크스에 시달리는 개인 혹은 집단의 구성원은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자포자기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LA한인타운 일대를 돌아보면 이런 징크스란 말이 적용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입점 즉시 족족 실패하는 소위 ‘징크스 업소(상가)’가 흔히 눈에 띄기 때문이다.
우선 한인타운 윌셔가와 베렌도 선상에 위치한 구 미래 은행 부지는 징크스가 고착화된 대표적인 부지다.
지난 2009년 창립 7년만에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미래 은행의 윌셔 지점은 이미 미래 은행 이전에도한 미국계 은행이 영업 부진에 시달리다 폐점한 바 있고 미래 은행 폐점 이후 약 4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난 최근까지도 입점 업체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도 한인은행 한곳이 이곳에 지점 오픈을 고려했다가 포기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윌셔가 선상에 위치한데다 내부 시설 및 주차 공간이 충분하고 대중 교통도 인접해 있어 지리적 요건이 나쁘지 않지만 그간 다수 업체가 실패했던 징크스 때문인지 특별히 입점을 문의하는 업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윌셔가와 카탈리나 선상에 위치한 빌딩 2개 동도 최근 수년간 제대로 된 입주자가 없이 리스 사인만 초라하게 붙어 있다. 이곳도 윌셔가 위치한 만큼 위치가 나쁘지 않지만 건물 관리 상태와 주변환경이 업체 입점을 가로막고 있다.
이곳은 낡고 어수선해 보이는 외관은 물론 빌딩 내부도 관리 상태가 부실하다. 빌딩 외부는 더욱 문제로 다수의 홈리스가 건물 외벽을 거주지로 삼고 있어 한눈에 보기에도 건물에 다가가는데 거부감이 든다.
또 모 한인마켓 건물 2층은 ‘집단 영업부진 지대’다. 이곳은 최근 불거진 리스 문제로 다수 업체들이 다른 곳을 찾아 떠났지만, 이전에도 입점 업체가 매년 교체되는 등 소위 장사 안되는 자리로 유명하다.
이밖에도 현재 한식당이 운영 중인 한인타운 킹슬리 인근 모 식당 자리도 입주업체의 생존 주기가 평균 1년 6개월을 넘기지 못하는 징크스 존에 속해 있다. 업소 내 총격 사건 이후 ‘마가 끼었다’고 평가되는 웨스턴 선상 모 식당도 지난 수년래 업소가 수차례 바뀌었고, 가장 최근에 입주한 업체마저도 벌써 폐업설이 솔솔 나오고 있다.
반면 징크스를 멋지게 극복하고 역전에 성공한 업소도 많다. 대표적인 곳은 강호동 백정(채프먼 몰 내)과 아가씨 곱창(6가 하바드), 무대포(7가와 웨스트 모어 랜드 인근), 윌셔와 맨해튼 인근 스타킹 그리고 아이오타 커피숍 등을 들 수 있다.
강호동 백정은 이전 매장들이 최고 평타작에 그쳤던 것에 비해 입점 불과 2년이 되지 않은 지금 LA 타임즈 선정 ‘LA의 맛집’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릴 만큼 대박을 터뜨렸다.
백정은 한국에서만 80여 곳이 넘는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본사의 시스템을 도입해 구이고기의 질과 소스의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여기에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를 더해 LA 한인요식업체 중 최고의 매상을 올리는 업체 중 하나가 됐다.
백정을 운영하는 크리스 리 사장이 문을 연 ‘아가씨 곱창’도 히트를 쳤다. 존재감이 무색했던 이전 커피숍 자리에 오픈해 벌써부터 타운내 명소로 자리 잡았다. 무대포도 매출이 부진하던 의류 업체 자리에 들어와 징크스를 날려 버렸고 스타킹도 뉴욕뉴욕, 윌셔 BBQ, 두부 마을 등으로 이어지던 연패를 끊고 반전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아이오타 커피숍도 징크스 극복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아이오타 몰은 베트남 쌀국수 식당과 설렁탕 전문점 이화원의 연이은 폐점으로 불거진 징크스를 극복하고 지금은 밤에도 고객이 북적대는 인기 업소로 변신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