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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큰 집으로 찾아주세요”
주택 가치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드디어 부동산 경기 활성화의 상징인 ‘트레이드 업’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한인 부동산 업체 관계자들은 “최근 주택 경기 호황이 이어지면서 기존 주택 소유주들의 트레이드 업(주택 규모를 늘려 이사하는 것을 의미)이 증가하고 있다”며 “정확한 수치를 낼 수는 없지만 지난 연말이나 올 초에 비해 큰 집을 찾는 주택 소유주가 최소 15~20%가량 늘었다. 한동안 유행하던 다운 사이징은 이제 그 수요를 찾기 힘들다”고 전했다.
주택 소유주들이 덩치 불리기에 나선 것은 지난 18개월 동안 꾸준히 이어진 주택가치 상승에 따른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리서치 업체 코어로직이 발표한 ’2분기 깡통주택 집계’를 보면 집값 상승에 따라 무려 250만명에 달하는 주택이 깡통주택에서 벗어났고 마이너스 에퀴티는 전분기 (19.7%)대비 5% 감소한 14.5%까지 줄었다. 이에 따라 마이너스 에퀴티 규모 역시 1분기 5760억 달러에서 4280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다시 말해 부실 주택 대출이 감소하면서 주택 소유주들의 플러스 자산이 늘었다는 의미다. 특히 LA를 중심으로 하는 한인밀집 지역 대부분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주택가치가 20%이상 오르면서 다수의 한인주택 소유주들이 트레이드 업을 자산 증식의 방법으로 택하기 시작했다.
트레이드 업의 증가는 부동산 경기 회복의 중요한 신호로 해석된다. 부동산 시장이 활발하게 돌아가려면 생애 첫 주택 구입자와 트레이드 업(주택 규모를 늘려 이사하는 것을 의미)이 늘면서 시장에 자금이 유입돼야 하는데 지난 경기 침체기에는 이들의 주택 구입 여건이 악화됐고 이는 결국 건설업계의 고용 및 투자감소 그리고 건설 경기의 동반 침체로 이어졌다.
실제 주택경기 침체기 때 주택 소유주의 평균 거주 기간 (한 주택에서 머무는 기간을 의미)은 경기 침체 직전인 2007년 통계보다 4년이나 증가한 16년까지 늘었다.경기 침체에 따라 수입이 줄어든데다 주택 자체의 가치가 떨어지다 보니 주택소유주들은 새로운 집으로 이사할 능력을 잃었다. 하지만 최근 이어지고 있는 실업률 감소와 주택 가치 상승은 기존 주택 소유주들에게 다시 운신의 폭을 넓혀줬다. 깡통주택 소유주들은 정상매물 거래가 가능해졌고 정상 매물소유주는 다운페이먼트 여력이 늘면서 주택 구입에 여유가 생겼다.
얼마 전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큰 집으로 옮기 한인 이모 씨는 “주택 가격과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주택을 매입해 향후 주택 가치의 추가 상승시 레버리지(지랫대)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에 집을옮기게 됐다”며 “집값이 구입 당시 보다 오르면서 다운페이먼트를 더 많이 할 수 있게 됐고 여기에 금리 또한 이전 주택을 살 때보다 낮아 실제 페이먼트 부담도 줄었다. 주변에서도 이런 이유로 지금보다 큰 집으로 옮기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