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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학군이죠”
부동산 전문가들에게 집값 결정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은 거주 환경 및 편의성, 즉 로케이션이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로케이션을 무시하는 절대 요소(X-factor)가 있다. 바로 학군이다.
부동산 포털 레드핀이 최근 발표한 집값과 학군의 연계성 보고서에 따르면 학군 프리미엄(사립학교 제외)이 확연히 드러난다. 한인 최대 밀집 지역인 LA일대 학교의 학력평가 점수를 토대로 집계한 성적과 부동산 가격의 연관성을 보면 최고 성적군에 포함된 학교(상위 6% 이내)가 소재한 지역(68만5000달러)과 평균 이하 성적 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주택가격(38만3750달러) 차이는 무려 79%에 달했다.
레드핀은 “같은 사이즈와 수준의 집이더라도 최고 학군과 일반 학군 지역의 주택은 스퀘어피트 당 50달러 이상의 차이가 나타났다”며 “이는 학군이 집값 결정의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상위 성적 학교가 위치한 지역은 집값도 비씨지만 주거 비용 또한 평균 이하 성적 학교가 밀집된 지역보다 년간 1만달러 이상(재산세 및 기타 비용 포함)이 비싸고 거주민의 연평균 소득도 성적이 부진한 학교가 몰린 지역 거주민에 비해 2배 이상 높다”며 “결국 좋은 학군은 고소득층이 몰려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됨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집값과 학군의 상관관계가 이렇듯 명확하다 보니 한인들은 경우 로케이션을 포기하더라도 좋은 학군을 택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자녀 교육은 물론 집값 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증식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 위해서다.
LA일대에서도 손꼽히는 학교로 꼽히는 3가 초등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한인 황 모씨는 “직장이 LA 외곽에 있지만 자녀교육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옮길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직장 인근으로 가면 더 넓고 좋은 집에서 편히 살 수 있겠지만 학군이 나쁜데다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도 어려워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계속 머물 생각이다”고 말했다.
얼마전 학부모들 사이에서 최고 학교로 명성이 자자한 워너 엘레멘트리 스쿨이 위치한 웨스트 LA 홈비 애비뉴 주변에 주택을 구입한 한인 Y씨도 학군과 집값을 위해 다운사이징을 택한 경우다. Y씨는 “원래 이사가려 했던 동네보다 집이 비좁고 직장(LA 다운타운)과도 먼게 사실이지만 워낙 학군이 좋은데다 지역 집값이 안정적이라 망설이지 않고 구입했다”며 “아이들이 대학에 갈때 쯤이면 집값도 많이 오를테니 자녀 교육을 챙김과 동시에 은퇴자금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브루킹스 미 정책 연구소는 이번 조사 결과와 연계해 학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평균 성적이 좋은 고소득층 동네의 학교에 다니는 저소득층 학생이 가난한 동네의 일반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성적을 나타낼 뿐 아니라 사회 진출 이후의 자아 성취도 및 신분상승(평균 소득) 확률이 훨씬 높다고 전했다. ‘맹모삼천지교’라는 옛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음을 다시 한번 나타내는 대목이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