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어와 사랑에 빠진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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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어의 왕’이라 불리는 최고 인기의 관상어 ‘디스커스’.

라미라다에 살고 있는 한인 랜디 박(41)씨의 별명이다. 랜디 박씨의 집안에는 모두7개, 총 305갤런의 수조가 있다. 130갤런짜리 대형 수조에는 ‘열대어의 왕’라 불리는 ‘디스커스’를 비롯해 10여종의 열대어들이 헤엄치고 있다. 50갤런짜리 수조를 자세히 보니 손톱만한 새우 수백마리가 살고있다. 모두 똑같아 보이는 새우를 두고 박씨는 “크리스탈 레드 슈림, 블랙 슈림, 체리 슈림, 고스트 슈림”이라며 하나하나 살뜰히 설명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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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어 키우기와 아쿠아스케이프라는 이색취미를 가진 랜디 박씨와 부인 선 박씨.

대형 산소통과 온도조절 장치는 기본, 병든 물고기의 치료를 위해 조용하고 구석진 방에 마련된 병원수조까지 갖춰진 이곳은 전문 수족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물고기에 대한 랜디씨의 무한 사랑은 2년 전 이사가는 지인이 주고 간 55갤런짜리 어항에서 시작됐다.

“경험이 없으니 지인이 주고 간 솔트피쉬(바닷고기)가 얼마안가 모조리 죽어버렸다. 마음이 아프면서 오기도 생기더라. 솔트피쉬보다는 프레쉬워터 피쉬(민물고기)가 쉽다는 얘기를 듣고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됐다(웃음)”

아침에 일어나면 우선 한마리 한마리 들여다 보며 건강상태를 살핀다. 아마존 강에서만 서식하는 디스커스는 주위환경이나 컨디션에 따라 색이 변하는 신비하고 아름다운 열대어로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관상어로 꼽힌다. 무늬와 생김새에 따라 다르지만 희귀종은 수천달러를 호가한다.

“아침에7개의 수조를 돌아보면 1시간이 금방이다. 퇴근하면 곧장 집으로 돌아와서 다시 수조상태와 수질, 수온을 체크하는데 하루평균 3시간은 걸리는거 같다. 일주일에 한번은 날잡아 대청소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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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스케이프 경연대회에서 입상한 랜디 박씨의 작품

‘디스커스’에 이어 최근 랜디씨의 최고 관심사는 ‘아쿠아스케이프’다. ‘수중조경’ 쯤으로 해석되는 ‘아쿠아 스케이프’는 각족 수중 식물들로 어항 속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으로 세계적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아쿠아 스케이프 동호회 회원이기도 한 그는 최근 동호회 주최 콘테스트에서 상위권에 입상할 정도로 실력을 뽐내고 있다.

아내 선 박씨는 “우리 먹는 약보다 물고기와 플랜트한테 주는 약이 더 비쌀거다”며 눈을 흘기지만 사실 그녀는 남편의 이색 취미생활의 가장 큰 후원자이기도 하다.

“가정에서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를 가졌다는 것이 좋다. 아이들이 캠핑을 가서 잡아온 새우나 물고기를 기르는 어항도 따로 있다. 뭐든 집중하고 열심히 하는 아빠의 모습은 아이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아내와 함께 수조앞에 앉아 있을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랜디씨. 200갤런짜리 아쿠아 스케이프에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 그의 꿈이다. 물론 아내만 허락한다면 말이다.

하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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