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에 이어 뱀파이어까지, 주택시장은 공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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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O 매물이지만 방치되고 있는 한 주택의 모습

LA 인근 치노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박 모 씨는 창 밖을 내다볼때 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왼편으로는 좀비 주택이 오른쪽에는 뱀파이어 주택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왼편 주택은 경기침체로 차압된 주택이 빈 채로 방치되면서 밤마다 인근 10대들이 숨어들어 파티를 벌이기 바쁘다. 오른편 주택은 차압 후에도 원 주인이 거주하고 있지만 이제는 내집이 아닌 탓인지 관리에 소홀해 집 안팎이 흉물스럽게 변하고 있다.

최근 가주 주택 시장은 이처럼 좀비와 뱀파이어로 변한 차압 매물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좀비 주택이란 REO 매물이 처리 문제로 방치된 것을 뜻하며 뱀파이어 주택이란 비록 차압은 됐지만 원주인이 그대로 거주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두 리얼티 트랙 등 주택 관련 전문업체들이 최근 사용하기 시작한 신조어로 시장에서 널리 쓰이는 용어다.

부동산 경제학자들은 “현재 미 전국에서 이렇게 방치된 좀비와 뱀파이어 주택이 최소 100만채는 넘을 것”이라며 “좀비와 뱀파이어 주택이 많아질 수록 주변 주택 가치가 작게는 수천 달러 많게는수만 달러 이상 하락하고 결국 주변 경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좀비 주택은 방치된 주택에 홈리스나, 마약·알콜 중독자, 그리고 10대들이 온갖 사건 사고를 저지르기 때문에 빠른 처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브로커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은행들은 차압주택을 어떻게든 빨리 처분하는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이런 좀비나 뱀파이어 주택은 일부 저소득층 밀집 지역에서나 발견되곤 했다”며 “그러나 최근에 주택가격이 아주 빨리 으르면서 은행들이 주택 처분 문제를 고민하게 됐고 이것이 좀비와 뱀파이어 주택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투자자들만큼은 이런 좀비와 뱀파이어 주택이 매력적으로 보인다. 모두 수익 창출의 기회로 보이기 때문이다. 좀비와 뱀파이어 주택은 저가 매물이 거의 메마른 현 시점에서 저가에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특히 뱀파이어 주택의 경우 아직 숏세일 처리 전이기 때문에 정보만 빨리 확보할 경우 다른 투자자보다 앞서 주택 처분을 통한 수익창출이 가능해 인기가 높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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