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 UCB 인수 협상 배경 및 전망

한미은행(행장 금종국)이 유나이티드 센트럴 뱅크(이하 UCB)의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로 결정되면서 이제 한미는 UCB와 인수 합의 계약을 위해 협상을 펼치게 된다. 일단 은행권에서는 한달 안에 합의 도출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한미 측도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합의 및 계약을 할 생각이다.

한미는 인수 협상과 동시에 인수 뒤 인력적인 보강도 필요한 상황이어서 인력 찾기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한인은행권의 또다른 인력이동도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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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은행 본점의 모습.

▲ 어느 정도의 투자가 이뤄질까?

UCB는 현재 여러 어려움에 빠져 있고 아직 한미가 어느 정도의 인수 가격을 넣었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미측은 UCB 인수를 위한 증자는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한미는 탠저블 자본비율이 14%를 나타내고 있고 이는 잉여자금이 약 1억2000만달러 정도가 된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 정도 금액 안에서 UCB 인수를 마무리하려는 것이 한미의 전략으로 보여진다.

만일 인수 협상에서 UCB쪽이 현금 보다 주식을 많이 요구할 경우에는 할수없이 주식을 발행해야 하기 때문에 증자를 할 수 있지만 가능하면 증자 없이 이번 인수을 끝낸다는 생각이다.

현재 UCB는 구제금융자금(TARP) 2500만달러를 갚지 못하고 있고 실제 주식수 보다 많은 주식 발행으로 발생한 비인증 주주들에 대한 보상금 1500만달러 등 약 5000~6000만달러의 인수시에 추가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중 비인증 주주에 대해서는 UCB측이 이미 이에 대비한 금액을 쌓아 뒀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으며 나머지 부분도 충분히 한미에서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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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이티드 센트럴 뱅크의 윌셔지점 모습.

▲ 한미, 왜 공격적이었나?

BBCN뱅크와 윌셔은행이 계속 은행 인수에 성공하는 동안 단 한건도 성과를 내지 못한 한미는 이번 UCB 인수전에서 배수진을 치고 공격적으로 임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UCB는 지난 2분기 현재 자산이 17억달러이며 텍사스와 캩리포니아, 뉴욕, 뉴저지, 일리노이, 조지아 주 등에 걸쳐 24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어 이만한 매물이 언제 다시 나올지는 알수 없기 때문에 한미는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한미로서는 뱅크아시아나와 같은 동부지역 은행 인수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경쟁은행들에 비해 타주 지점망 및 영업망이 많이 부족했다.

한미의 금종국 행장은 취임 후 줄곧 한인시장 외 다른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러한 의지도 UCB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를 전반적으로 수정하고 있고 이로 인해 당분간 대출이 줄고 빠른 시일내에 이자 수입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따라서 금 행장은 대출 성장이 이뤄지기까지 긴 기다림을 해야 하는 이사회에게 인수합병 이라는 카드를 보여줘야 했고 이 때문에 새한은행 때와는 다른 적극성을 보인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 우선협상권을 가진 한미, 인수자가 바뀔 가능성은?

한미가 현재 가진 것은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권이다. 따라서 UCB 인수전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협상 과정에서 어떻게 될 지는 모르고 인수자가 바뀔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인수자가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은행권은 보고 있다. 한미가 우선협상자인데 다른 제안을 한다고 UCB가 다른 은행과 다른 협상을 하는 것은 결코 감독당국에서 좋게 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UCB는 가능한 한미와 인수를 마무리하려고 할 것이다. 한미 입장에서도 이미 실사를 통해 나온 결정이고 이 인수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다른 경쟁은행이 분명히 인수자로 나설 것이므로 어떻게든 좋은 결과를 내려고 할 것이다. 특히 이미 우선협상권자가 됐다는 얘기는 UCB도 어느 정도 제시 가격에 만족을 한다고 볼 수 있다.

▲ 왜 은행들이 몸집을 키울까?

한인은행권에서 인수합병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바로 경쟁력을 갖추려는 것이다. 규모의 경쟁을 통해 리저널뱅크로 자리잡아 주류은행들과 맞서기 위해 성장해야 하는데 그 지름길이 대형화를 위한 인수합병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산 규모가 커지면 규모가 커지면 대규모 대출이 가능한 인프라를 갖출 수 있고 그만큼 시장이 커져 고객층도 넓어진다. 다시말해 그동안 할수없었던 대출 시장에 진출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은행의 이자수입을 크게 늘릴 수 있다. 게다가 UCB의 경우 기존 한인은행들과 달리 고객층이 타인종 또는 주류시장에 두고 있다. 따라서 포화상태에 가까운 한인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하는 한인은행에게는 좋은 매물일 수 밖에 없다.

▲ 우려되는 점은?

UCB에 대해서는 그동안 한인은행권에서도 많은 얘기가 있었다. 워낙 부실이 심하기 때문에 인수하는 은행으로는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주장들도 쏟아졌다. 실제로 UCB는 여러 문제점을 지니고 있으며 감독당국으로부터 받은 제재 수위도 아주 높다. 특히 파산은행을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간의 인수이기 때문에 감독국의 보증 부분도 없다. 그만큼 위험은 있다는 얘기이며 경기 상황에 따라 인수 뒤 상황도 급변할 수 있다.

하지만 인수를 위해 실사를 펼친 은행들은 각자 인수 뒤 이러한 우려를 잠재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인수전에 나섰다. 한미측도 부실부분을 정리하는데는 6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CRE 부분에서 정리해야 할 부분이 있으며 이 부분도 협상 과정에서 어떻게 양측이 합의점을 찾느냐가 중요하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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