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소재 부동산 개발업체 하인즈 그룹은 최근 싱가폴의 부동산 개발업체 폰티악 그룹 소유주인 퀴 회장을 중심으로 한 투자그룹으로부터 약 10억달러를 조달받아 53가 인근에 초대형 주상복합 프로젝트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주변 주민들에게 ‘바벨탑 공사’로 불리던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2007년 당시 하인즈 그룹이 현대 미술관과 연계된 부지를 매입하며 시작됐다. 당초에는 단순한 25층 콘도 건물로 기획됐지만 주변건물로 부터 공중권 확보에 성공하고 부동산 경기 거품에 고무된 투자자들이 건축가 누벨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면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버금가는 고층 빌딩 컴플렉스 프로젝트로 변경됐다.하지만 지나친 욕심 탓이었을까 갑자기 찾아온 경기 침체와, 자금 고갈 그리고 이웃 주민 및 환경보호단체들의 반발은 프로젝트를 바벨탑 처럼 무너뜨렸다.
이후 수년간 중단 상태로 남아 있던 프로젝트는 올초 아시아 자본이 투자 의사를 나타내면서 갑자기 되살아 났다. 프로젝트 부지 주변에 건설된 2개 콘도 빌딩이 1억달러 가량에 팔려나가고 또 다른 콘도 프로젝트가 개당 수천만달러에 사전 분양되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은 바벨탑 프로젝트에 다시 눈을 돌렸다.
새롭게 수정된 프로젝트는 총 145유닛 고급콘도와 현대 미술관이 연계된 대형 개발 계획이다. 53가에 위치한 타워에는 145채의 고급 콘도가 들어서고 바로 옆에 위치한 현대미술관은 2004년 이후 가장 큰 규모로 확장될 계획이다. 2, 4, 5층에 3만6,000 스퀘어 피트 규모의 새로운 갤러리 공간이 들어서게 된다. 원 계획에 비해서는 축소된 규모지만 최근 수년간 진행된 프로젝트 중에서는 최대 규모로 꼽힌다. 오는 2018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최근 맨해튼에는 돈의 전쟁이 벌이지고 있다. 올해 초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자인 래리 실버스타인은 영국 투자업체인 ‘칠드런스인베스트먼트펀드매니지먼트’로부터 9억3000만 달러를 조달받아 다운타운 지역에 82층 높이의 포시즌호텔과 고급 콘도 건설에 들어갔다.
건축회사인 ‘헤르조그앤드드뮤론(Herzog & de Meuron)’이 부촌 트라이베카에 건축한 고층 빌딩과 건축가 노만 포스터가 설계한 ’50UN플라자’도 쵝느 수년간의 경기 침체를 딛고 자금이 수혈되면서 완판이 임박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다수의 프로젝트는 개발 중단 수년이 지나면 좌초되는게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외국자본의 자금 수혈이 이어지면서 다시 개발에 돌입하는 사례가 많다”며 “수요 증가와 낮은 금리 등에 고무된 투자자들이 부동산 개발을 하나의 투자 상품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