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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카톡~!’
쉴 틈 없이 ‘톡’을 주고 받기 위해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 주파수가 교차하고 있는지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만일 눈에 보인다면 아마도 영화 매트릭스를 방불케 할 것이다.
4G를 넘어 5G 시대를 눈앞에 둔 지금, 풀러튼에 위치한 한인기업 ‘테크마(Tekmar Inc.·대표 김영준)’에서 연구 개발한 최소형 주파수 필터가 세계 최초로 특허를 받아 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주파수 필터는 필요 없는 주파수를 제거하고 통신사별 주파수가 다니는 길을 정비하는 기능을 하는 이동통신의 핵심부품으로 타워형태의 기지국, 또는 빌딩 내에 설치된다.
‘테크마’는 한국을 대표하는 이동통신 장비회사 ‘KMW’를 15년 간 이끌며 2000년 미주법인을 만든 김영준 대표가 지난 2012년 오렌지카운티 풀러튼에 설립한 회사다. 이동통신 시스템에 필요한 기지국 신호 주파수 증폭기, 필터, 안테나 등을 연구 개발해 이동통신사 및 기지국 설치 전문회사에 공급하고 있다.
세계 이동통신 업계는 설립한 지 2년이 채 안된 작은 회사에서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화에 성공, 특허를 받아냈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 ‘테크마’의 핵심 기술은 기존 필터보다 ½ 이상 작은 초소형이라는 점이다.
김 대표는 필터를 ‘SURF ( Slim Ultra RF)’로 명명했다. 파도 위의 서퍼처럼 기술의 바다를 훨훨 날자는 의미도 담았다.
“SURF는 지금보다 1천배 이상 증가할 데이터 홍수 시대에 대비한 획기적인 제품이다. 30~40% 정도를 차지하는 필터의 부피 비중을 10~20%로 줄였다. 다중선로화 (Multi In Multi Out) 구현을 가능하게 해 생산능력을 극대화시키고 장비 소형화를 통한 원가 절감, 설치의 간편성 등으로 RF(radio frequency 무선 통신 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테크마’를 향한 업계의 움직임도 벌써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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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홍콩 증시에 상장된 터치패드 회사 ‘WWTT’로부터 200만 달러, 한국에 상장된 무선 통신장비 제조업체 ‘CS Corporation’에서 40만 달러 등 총 24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중국에 생산라인도 갖추어 미국과 중국에서 동시 생산이 가능하다. 또한 알카텔-루센트(Alcatel-Lucent), 삼성, 콤스코(Comscoe) 등과 개발 방향에 대한 협력을 시작하였고 일부 회사와는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최고의 기술을 만들어 아낌없이 나누자’는 기업철학을 지닌 김영준 대표는 ‘테크마’의 신화는 이제부터라고 말한다.
“지난 2년의 어려움은 참으로 견디기 힘들었지만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하고 불철주야 노력했던 결과가 신기술이 나온 배경이다. 테크마는 ‘SURF’의 시장점유에 일차 목표를 두고 장기적으로는 이동통신 시스템의 선두주자가 될 꿈을 꾸고 있다”며 포부를 전했다.
하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