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의 자회사인 국민은행이 받고 있는 금융당국의 검사가 인수전에 불똥을 튀길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경쟁사인 NH농협금융은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일종의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하는 모습이다.
KB금융과 농협금융은 최대 2조원대로 예상되는 우투증권 인수전에 함께 도전장을 내밀면서 맞대결을 펼쳐왔다. 다음달 16일 본입찰, 내년 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전까지 양사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권은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 모두 인수의지가 강하고, 양사의 자금력도 탄탄해 치열한 접전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두 회장 모두 재무관료 출신이라는 이력 면에서도 ‘임의 전쟁’이라는 대결구도가 그려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국민은행 사태로 내부조직을 우선 수습해야 할 KB금융이 다른 회사를 안정적으로 인수할 여력이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KB금융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금융당국도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KB금융이 징계를 받을 경우 본입찰 자격이 박탈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등장하고 있다.
농협금융 고위 관계자는 “국민은행의 최근 사건들이 KB금융의 평판에 영향을 미쳐 우리 쪽에 불리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벌어지는 일들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성실히 입찰 과정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악재 속에서도 KB금융이 농협금융보다 6배 가량 큰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조직적으로 준비한 만큼 여전히 강력한 인수후보란 평가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