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CU,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C-SPACE 등 4개 편의점의 전국 1만7080개가맹점(서울 3798개)에서 고객이 술을 사면 ‘주류 구입하세요? 신분증 제시해 주세요’라는 안내 음성이 자동으로 나오는 시스템을 운영한다고 28일 밝혔다.
시는 “주류 판매 시 일일이 신분증을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상점에서 어려움을 겪는게 현실”이라며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 모두 거부감 없이 신분증을 확인할 수 있도록 음성안내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음성은 “학생 같아 보여서요” “동안이시다 학생이시죠?” 등 4가지 중 선택해 송출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가 4월 6일부터 5월 3일까지 편의점 1000곳을 대상으로 청소년 주류 판매실태조사를 한 결과, 절반이 넘는 54.8%가 신분증 확인 없이 청소년에게 주류를 판매했고 이중 49.7%는 나이조차 물어보지 않았다.
이번 정책은 고등학생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주인공은 고등학교 1학년 생인 박진우ㆍ김시현 학생으로 이번 아이디어는 지난 8월 시가 개최한 ‘청소년 음주조장 환경 개선 아이디어 제안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음성시스템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아이디어를 제안한 김시현 학생의 이모인 성우 박윤경(독립성우집단 보키니 소속)씨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졌다.
시는 향후 대형마트, SSM, 소규모 슈퍼마켓에도 음성안내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은 음성 뿐만 아니라 화면 송출까지 동시에 이뤄지는 시스템을 다음달 초 선보인다.
강종필 시 복지건강실장은 “청소년들을 술로부터 보호하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청소년 스스로 느낀 점을 토대로 제시한 의견을 정책으로 만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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