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엔드] 여기선 이런 수출품이 인기? 이색 혹은 틈새 수출품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추운 나라에 ‘에어컨’을 수출하는 것과 같이 일반적인 상식을 넘어선, 혹은 잘 보이지 않는 틈새 시장을 공략한 수출품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관세청이 2011년 발표한 ‘주요 가전제품 수출동향’을 살펴보면 국산 에어컨의 최대 수출국이 러시아였다. 이는 2009년과 비교해 127배나 증가한 수출 규모다. 러시아 일부 극지방의 기온이 영하 60도가 넘을 만큼 혹한의 추위를 자랑하는 것을 감안하면 에어컨 수출 상대국 1위가 러시아라는 점은 놀랄만한 일이다.

러시아에서 한국 에어컨이 인기를 끈 것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추운 날이 많지만 그만큼 온도차가 심한 나라라는 것을 염두해 우리 기업들이 냉난방 기능을 함께 갖춘 에어컨을 집중적으로 판매했다.

현지 사정을 고려해 틈새 수출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최근 이라크의 부유층 사이에서는 한국산 ‘금고’가 큰 인기다. 전쟁과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이라크의 치안은 매우 불안해 금고 시장 규모가 연간 약 2000만달러에 달할 정도로 금고에 대한 수요가 많다. 특히 한국산 금고는 품질이 좋다는 인식아래 중국산 금고의 약 1.5배에 이르는 가격임에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식품도 현지화를 통해 수출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한국산 ‘김’이 그 중 하나다. 싱가포르나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김을 밥에 싸서 먹는 게 아니라 소금기 없는 김을 과자처럼 즐긴다. 이 점에 착안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짠맛을 줄인 김을 이들 나라에 수출하면 동남아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염도를 낮춘 한국산 김은 동남아 농수산물 시장에서 블루칩으로 부상했다.

한국산 드라마가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면서 덩달아 수요가 많아진 수출 품목도 있다.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라면, 떡볶이 등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과거 한국 식당이나 교민이 운영하는 소규모 가게에서 주로 팔리던 한국 식품들이 최근 현지의 대형 마트에서도 유통되고 있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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