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F는 조지프 던포드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이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사건에 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고 밝혔다.
전날 오전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에서는 미군의 무인기가 민가에 폭격을 가해 두 살배기 남자 아이가 사망하고 여성 2명이 부상했다.
이에 카르자이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은 미국이 우리 영토에서 아프간 국민의 안전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만약 미군이 이런 식의 공격을 계속 진행하는 한 우리는 대미 안보 협정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미 안보 협정은 내년 말 이후 미군을 포함해 최대 1만 5천 명의 병력을 아프간에 잔류시켜 이들에게 비전투 임무를 맡긴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프간 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부족장회의 ‘로야 지르가’는 이 협정을 지난 24일 승인했다. 그러나 카르자이 대통령이 내년 4월 대통령 선거 이후에나 협정에 서명하겠다고 밝혀 로야 지르가와 미국 모두를 당황시키고 있다.
미국은 카르자이가 연내 협정에 서명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ISAF는 “민가를 공격 대상으로 삼으려 한 것이 아니며 불운하게도 민간인 희생자들이 공습 인근 지역에 있었다”며 던포드 사령관이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이번 사건에 관한 공동 조사를 즉각 시행할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무인기로 인한 사고로 미국-아프칸 안보협정 서명까지 미뤄지자 뉴욕타임스는 “무인기를 사용한 미국의 공습이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동맹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수로 미군의 군사작전 선택 폭이 좁아졌다는 점에서 무인기 사용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무인기를 사용한 군사작전이 초래할 정치적 부담이 작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미국의 무인기 사용 문제는 아프가니스탄에서뿐 아니라 파키스탄에서도 유사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