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간 금융 직거래 확산… 크라우드펀딩 급물살

지난 6월 일명 일러스트레이터에 대한 부당한 대우로 문제가 됐던 ‘팝픽 사건’ 피해자 19명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소송 비용을 마련했다. 이들은 팝픽이 불법적인 행동을 저질렀다며 소송 진행을 도와달라고 호소해 2천259명의 일반인으로부터 8천153만 원을 조성했다. 이후 피해자들은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과 민/형사소송을 제기하고 소송 비용모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감된 것에 대한 보답으로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B2B나 B2C가 주를 이루던 금융시장에서 P2P 형태의 개인 간 직거래가 확산하고 있다. 금융기관이 요구하는 일정의 신용이나 담보를 제공하고 돈을 빌리던 전형적인 대출 시스템에서 탈피해 돈을 빌려주는 주체가 불특정 군중 다수가 되는 이른바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는 영국에서 시작됐다. 2005년 조파가 처음으로 P2P 대출 중개 서비스를 선보였고 미국에서는 2006년 서비스를 시작한 프로스퍼와 랜딩클럽을 원조로 꼽는다. 프로스퍼의 현재 회원 수는 160만 명, 운용자금은 4억 4천 달러에 달하고 랜딩클럽닷컴은 9만 5천 대출 계좌에 11억 6천만 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계 금융위기가 시작되던 2008년부터 크라우드펀딩이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담쟁이펀드’를 선보이며 대중에게 크라우드펀딩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담쟁이펀드는 모금을 시작한 지 56시간 만에 200억 원을 달성하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은 일반 P2P 파일 사이트처럼 개인과 개인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직접 연결돼 돈을 빌려주고 받는다. 자금 여유가 있는 개인은 돈을 빌려주고 나중에 이자와 함께 돌려받음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고 돈을 빌리는 개인은 까다롭고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고 간단하게 돈을 빌릴 수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머니옥션에 따르면,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은 신용등급 6등급 내외인 신용자가 고금리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한 10%대의 금리로 대환대출과 신규대출의 채널로 삼을 수 있고,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 중간에 빚을 청산해도 추가 수수료가 없는 것도 장점이라 말했다.

대출과 관련한 모든 절차는 인터넷으로 진행된다. 채권자는 채무자가 사이트에 올린 상환계획, 이자율 등을 보고 돈을 빌려주고 머니옥션 사이트에서 모든 업무를 온라인 시스템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방문하지 않고 집이나 직장에서 대출신청과 입금이 가능하다.

대중에게 아직은 낯선 대출 시스템이다 보니 대출형 크라우드펀딩보다는 고금리 대부업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 상황이다. 하지만 대출이 필요한 이들이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를 잘 활용하면 낮은 금리로 필요자금을 융통할 수 있다고 머니옥션 측은 전했다.

머니옥션 관계자는 "당사는 제도권 금융에서 우대받지 못하는 4~6등급의 신용등급을 우대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또한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 자체 전문 심사 팀을 통해 대출을 승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채권 추심팀에서 철저한 연체 관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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