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사’는 최근 쓰레기(정우)와 나정(고아라)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함으로써 애틋한 짝사랑에 종지부를 찍고 사랑의 시작을 본격화했다. 그런 가운데 정우의 디테일한 멜로 연기가 빛을 발하고 있다.
정우는 그간 ‘응사’에서 맛도 멋도 모르는 무뚝뚝하고 무딘 경상도 남자인 쓰레기 캐릭터를 실감나게 소화해 드라마에 맛깔스러움을 더하며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았다. 멜로 연기에 있어서도 무심한 듯 하지만 자신의 여자에게만큼은 한없이 섬세한 감성연기로 여성 시청자의 판타지를 자극하고 있다.
또한 최근엔 ‘돌직구 대시’로 마음을 드러내 그야말로 ‘정우 대세론’에 말뚝을 단단히 박았다. 지난 13회 방송에서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 시청자의 애를 태웠던 쓰레기가 나정에게 과감한 키스를 하는 것으로 여동생의 오랜 짝사랑에 화답했기 때문이다.
쓰레기는 말보다는 사소한 행동, 무심한 듯하지만 따뜻한 눈빛 한 번으로 어른의 사랑법을 드러낸다. 가령, 뮤지컬 ‘그리스’를 보러가는 에피소드처럼 나정이 스치듯 던진 말을 흘려듣는가 싶다가도 깨알같이 기억해내곤 다정스레 챙기거나, 여동생의 좋아한다는 고백에는 매끈한 서울남자들이 할 법한 ‘나도 그렇다’는 다소 낯간지러운 말 대신 남자답게 키스하는 것으로 확실한 도장을 찍어준다. 묵직한 한 가지 행동이 백 마디 말을 대신하는 식이다.
쓰레기의 이 같은 행동은 배우 정우를 만나 생기를 더한다. 여동생의 볼을 무지막지하게 잡아당기고, “말 이쁘게 안 하면 때려 죽이뿐다”며 이성의 감정이 개입되지 않는 관계를 유지하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언뜻언뜻 스치는 쓰레기의 애틋한 눈빛에선 나정을 향한 마음의 진심을 읽기 어렵지 않다.
지난 방송에서 나정의 음성메시지를 다 듣기도 전에 쏜살같이 나정에게 달려 나가 입맞춤을 하는 모습에서 정우는 사랑에 빠진 ‘상남자’의 생기 넘치는 표정을 온몸으로 드러내며 시청자의 연애세포를 자극했다.
누구에게나 다정한 형, 느슨한 듯하면서도 어느 순간 남자로 한 번에 성큼 다가서는 정우식 멜로 감성 연기에 시청자의 마음을 제대로 움직이고 있다.
방송 이후 ‘응사’ 갤러리를 비롯한 포털사이트 관련기사 댓글에는 정우로 인해 연애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경상도 상남자의 묵직한 사랑법을 정우로 인해 실감나게 느낀다는 등의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여기에 칠봉이도 나정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쓰레기가 삼각사랑 경쟁자의 등장에 바짝 긴장하고, 질투심에 감정이 동요되는 등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정우가 사랑에 빠진 쓰레기만의 사랑방식을 어떻게 펼질지, 또 특유의 디테일한 감성을 어떻게 녹여낼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