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 교통 · 편의시설 등…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강 · 호수 조망권은 수억대…세종시 공무원 공급물량…웃돈 붙여 되팔기 폐해도

아파트 ‘프리미엄(Premium)’은 분양가에 붙는 ‘웃돈’을 의미한다. 건설사가 토지비와 건축비를 합친 원가와 주택 수요 등을 고려해 분양가를 정했는데, 수요자가 이보다 더 많으면 웃돈이 형성된다. 분양가보다 더 많은 돈을 주고라도 사겠다는 사람들이 많으니 프리미엄이 생기는 것이다. 이는 분양권 거래나 입주 시점에 형성된 시세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인기 분양단지 주변 중개업소에서는 프리미엄의 영어 이니셜을 따 ‘피(P)’가 얼마 붙었다”고 프리미엄 동향을 설명하는 광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사실 프리미엄은 금융용어로, 증권ㆍ채권ㆍ외국환 등이 액면가보다 실제 거래가가 높을 때 차액을 부르는 말이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고, 일반적인 방법으로 확보가 곤란한 물건이나 금융상품에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것이다.

아파트 프리미엄도 마찬가지다. 인기 단지에 사람들이 몰리고 청약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분양가에 웃돈을 붙여 사겠다고 나서면 자연스럽게 프리미엄이 생긴다. 최근 세종시, 위례신도시, 울산 우정혁신도시 등에서 분양한 아파트에 수천만원씩 프리미엄이 붙는 건 이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까지 아파트 분양 시장에는 프리미엄이 붙은 단지가 많았다. 당시엔 수요는 많고 새 아파트 공급이 적으니 분양단지마다 사람들이 몰려 웃돈이 붙었다. 그러다 보니 프리미엄이 재산 증식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실수요자가 아닌데도 무조건 아파트에 청약해 당첨되면 웃돈을 받아 분양권을 넘기는 형태의 재테크가 유행했다.

이 같은 현상이 최근 재연돼 논란이 일기도 한다. 세종시, 혁신도시 등의 분양아파트에 프리미엄이 생기자 공무원이 프리미엄을 받고 팔아넘기는 사례다. 공무원에게 주어진 특별 공급물량이 특혜가 된 셈이다.

프리미엄이 붙는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입지ㆍ교육 환경ㆍ교통ㆍ주변 편의시설 등이 뛰어나다. 인구가 몰리는 지역 아파트일수록 프리미엄이 많이 붙는다. 같은 아파트단지에서도 강이나 호수 등 조망권이 탁월한 층은 프리미엄이 더 많이 붙는다. 특히 한강 조망이 가능한 한강변 아파트의 경우 저층과 고층의 프리미엄 차이는 무려 수억원에 달한다.

반면 미분양이 많은 곳에는 분양가보다 시세가 더 떨어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난다. 이른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다. 분양 당시 건설 원가와 향후 개발 호재 등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일정한 수준의 분양가로 팔았지만 수요가 이를 따라오지 않은 경우다.

미분양이 생겼는데 팔리지 않고, 입주가 다가왔는데도 교통 여건 등이 개선되지 않으면 분양권 매물은 갈수록 쌓이게 마련이다. 분양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이자 등을 견디지 못해 손절매 차원에서 결국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아파트를 내놓게 된다. 요즘 인천, 김포, 용인 지역에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중대형 아파트가 유난히 많은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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