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설정을 두고 영화 감독 이송희일은 동성애자로서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4일 트위터에 “동성애자가 절에서 108배를 2000번 했더니 이성애자로 바뀌었다는 ‘오로라공주’. 막장계의 거장답네요. 21세기에 이런 썩은 개그로 막장을 빚어 돈 버는 재주가 참 남달라요”라며 임성한 작가에게 일침을 놓았다.
동성애자인권단체 ‘친구사이’의 회원이기도 한 이 감독은 지난해에는 게이 로맨스 3부작 ‘백야’와 중편 ‘남쪽으로 간다’ ‘지난여름 갑자기’를 발표하며 동성애자의 일상을 현실적으로 다뤘다.
이 감독의 글에 동감을 표하는 트윗도 줄을 이었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전 108배 한번도 못하니까 이성애자 되긴 어렵겠네요”(@mon******) “막장 맞네요. 저도 기독교 신자지만 108배 해서 남자 밝히는 거 고쳐야 하나 봅니다”(@Pure******) “웃음조차 안 나오는 썩은 개그로군요”(@Vega*******)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막장이라고 웃어 넘겼더니 이제 성소수자를 우롱하네”(@RAAA****) “판타지니까 용납 받을 거라 생각했나? 동성애자를 질병 취급”(@Ptole*****)등 ‘오로라공주’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 |
| [사진=MBC ‘오로라공주' 방송 캡처] |
앞서 지난 3일 방송된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 137회에서 동성애자였던 나타샤(송원근 분)가 어떻게 이성애자가 됐는지에 대한 계기를 설명했다. 나타샤는 박사공(김정도 분)을 “언니”라고 부르며 여성스러운 헤어스타일과 몸짓 등 희화화된 캐릭터였다.
극 중 박사공과 나타샤는 과거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박사공이 노다지에게 빠지면서 이별을 선언했다. 이후 재등장한 나타샤는 동성애자가 아닌 이성애자로 변신해 눈길을 끌었다.
“절에서 108배를 하고 왔다”는 나타샤는 “주지 스님이 내 이야기를 듣더니 절하라고 했다. 하루에 1000번씩 절을 한다. 1000번 하니 남자들이 눈에 안 들어오더라. 10만배를 하니까 희한하게 여자들이 예뻐 보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그제야 나도 온전한 남자구나 싶었다. 거짓말 같지만 진짜다”고 말했다. 이 장면은 임성한 작가 특유의 황당하고도 몰상식한 전개에 대한 비난을 넘어 성소수자 모독 논란까지 이어졌다.
onlinenew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