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빈은 감독들이 사랑하는 여배우다. 개성적인 외모와 신비로운 분위기가 그 비결. 한 가지 더 보태자면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영화 ‘박쥐’에서 보여준 여배우로서 무궁무진한 가능성 때문이기도 하다.
인터뷰 내내 털털하고 거품 없는 모습을 보인 김옥빈은 박찬욱 감독에 대해 묻자 사뭇 진지해졌다. “이거 잘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껄껄 웃다가도 다시 또렷해진 눈빛으로 말을 이어갔다.
“박찬욱 감독님은 다른 감독님들과는 좀 다른 느낌이에요. 제가 더 좋은 배우이고 싶게 만드는 분이죠. 박 감독님은 세상의 중심은 여자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주변에 여성 파워도 엄청나고요.(웃음) 작품적으로도 여성의 이야기를 대변하실 때가 많잖아요.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철학적으로 잘 다루시잖아요. 뭔가 박 감독님의 작품을 보면 망치로 머리를 맞은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이에 반해 김현석 감독은 친구 같고, 말랑말랑한 감성을 지닌 인물이란다. 김옥빈은 “독특하고 말랑한 멜로로 사람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공통점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두 감독이지만, 출연 배우들을 향한 애정은 똑같다고.
“두 분 다 전혀 다른 스타일이시지만, 자신의 배우들을 믿어주는 건 똑같아요. 너무 고마운 일이죠. 그리고 박찬욱 감독님이나 김현석 감독님이나 맛있는 음식과 술을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이것도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이겠죠? 하하.”
한편 ‘열한시’는 내일 오전 11시로의 시간 이동에 성공한 연구원들이 그 곳에서 가져온 CCTV 속에서 죽음을 목격하고 그것을 막기 위해 시간을 추적하는 과정을 담았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으로 관객들을 호평을 얻은 김현석 감독과 정재영, 김옥빈, 최다니엘이 뭉친 영화다. 지난 28일 개봉 이래 꾸준히 흥행 중이다.
사진 임한별 기자 hanbuil@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