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착순 접수…준비과정 서둘러야
비수기에 들어선 12월 주택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9일 시작하는 공유형 모기지(장기주택담보대출)다. 공유형 모기지는 공공 임대주택의 월세 부담보다 싼 1%대 초저금리로 집값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풍적인 인기가 예상된다.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이하 무주택 세대주면 누구나 공유형 모기지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가 올해 집을 장만한다면 취득세 면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공유형 모기지 신청이 12월 이내 몰릴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모기지를 이용하기 위해선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 폭발적인 인기가 예상되는 만큼 1만5000가구(2조원 범위) 규모의 공유형 모기지 대출 물량이 순식간에 마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지난 10월 시범사업 때 5000명 접수 물량이 54분 만에 마감됐던 것처럼 이번에도 대출 수요가 대거 몰릴 것”이라며 “선착순 접수이니 만큼 당일 신청할 수 있도록 서두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공유형 모기지 대출 신청 전에 우선 고려해야 할 게 있다. 집값이 오르면 공유형 모기지 대출이 오히려 손해라는 사실이다. 공유형 모기지는 집값이 오를 경우 수익을 공유해 결과적으로 최대 5%까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기본형 모기지의 경우 연이율이 2.6~3.4% 선에 불과하기 때문에 공유형 모기지에 비해 유리한 편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보다는 20년간 안정적으로 거주하려는 목적으로 공유형 모기지를 신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출 신청을 결정했다면 우선 적당한 아파트를 찾는 게 중요하다. 9일 오전 9시부터 우리은행 영업점에서 접수를 하는데 대출 대상 아파트의 주소(법정동) 및 부속 주소(동ㆍ호수), 집주인과 협의한 예상 매매가격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9일 오전 9시부터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우리은행 영업점에서 1%대 초저금리로 집값을 대출받는 공유형모기지 신청 접수가 시작될 예정이다. 서울 중구 우리은행의 공유형 모기지 전담 창구에서 사전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우리은행] |
아파트를 잘 골라야 하는 건 대출 승인 기준에 매물에 대한 평가가 거의 절반(수익 공유형 40%, 손익 공유형 50%)을 차지기 때문이다. 일단 수도권과 광역시의 전용면적 85㎡, 6억원 이하 아파트가 기본 대상이다. 이번에도 아파트 외 연립주택 등 다른 주택 유형은 대출 대상에서 제외됐다. 매물 평가 기준은 ‘가격’ ‘단지 규모’ ‘준공년수’ ‘감정원 평가’ 등이다.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는 “최소 500가구 이상 중대형 단지를 대상으로, 향후 20년간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준공한 지 10년 이내 아파트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 중 감정원 시세와 비교해 비싸지 않은 매물을 찾아야 한다. 예상 매입가격이 감정원 시세 대비 10% 또는 3000만원 이상인 경우엔 처음부터 대출을 거절당하기 때문이다. 매입 가격이 낮을수록 인센티브가 부여되므로 대출 승인을 위해선 매입대상 물건이 싸면 쌀수록 유리하다.
지원자 자격도 대출 선정 기준의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에 꼼꼼히 챙겨야 할 항목이다. 대출 지원의 필요성(무주택 기간, 세대원 수, 자산보유 현황 등)과 상환능력(신용등급, LTV, 소득 대비 대출액 등)엔 문제가 없는지 짚어봐야 한다. 장애인, 다문화, 신혼, 노인부양 가족 등은 가산점이 주어진다.
청구 접수를 하면 한국감정원 실사 등의 절차를 거쳐 6일 뒤 대출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대상자 통보 후 30일 내 매매계약을 체결하면 된다. 만약 대출을 신청할 때 제출한 구매 희망 주택이 집주인의 변심으로 계약할 수 없는 경우 30일 내 동일 단지, 동일 크기 아파트를 계약한 뒤 해당 계약서를 제출하면 대출 승인을 받을 수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시범사업 때 집주인이 매도 가격을 갑자기 높이는 등 변심 때문에 최종 대출에 실패한 사례가 많았다”며 “집주인과 사전 협상을 통해 ‘가계약’ 조치를 취하는 등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