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기업은행장 후임 재검토하라”…내부 발탁? 관료 기용? ‘오리무중’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차기 IBK기업은행장 인선에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청와대가 최근 기업은행장 후임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로 금융당국에 지시하면서 ‘관료 출신’에서 ‘내부 발탁’으로 방향을 튼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최근 금융위원회가 제청한 ‘기업은행장 인선안’에 대해 재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사실상 금융위가 물색한 후보자를 반대한 것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가 기업은행 인선을 처음부터 다시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안다”면서 “금융위가 추천한 후보자들이 청와대 검증에서 탈락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금융위는 그동안 기업은행 내부 인사에게 뺏겼던 행장 자리를 되찾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역대 기업은행장 중 김승경 전 행장(1996~1998년)과 조준희 현 행장을 제외하면 모두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내부 인사가 오히려 낙하산으로 여겨지는 셈이다.

차기 행장으로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과 최종구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 등 관료 출신이 인사들이 대거 하마평에 오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김 전 FIU 원장이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사실상 내정되면서 분위기는 바뀌었다. 당장 청와대가 관료 출신 인사에 거부감을 보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한국거래소와 자산관리공사, 예탁결제원 등 최근 이뤄진 금융공기업 기관장 인사에 전ㆍ현직 관료들이 모두 임명되면서 여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금융공기업 기관장 인사를 시작하기도 전 언론 등을 통해 후보자가 거론된데 대해 금융당국을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은 ‘청와대가 기업은행 내부 인사를 염두해둔 것이냐’에 있다. 금융권은 조 행장의 연임과 김규태 수석부행장의 승진 발탁, 현병택 전 기은캐피탈 사장의 복귀에 주목하고 있다. 또 주영래 IBK자산운용 대표와 윤영일 기업은행 감사도 거론된다.

조 행장은 아직까지 거취와 관련해 정부로부터 어떠한 언질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연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 수석부행장은 내부에서 조 행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1순위 주자로 손꼽힌다. 현 전 사장과 주 대표는 행원 시절부터 탁월한 업무 능력으로 기업은행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왔다. 오는 27일 조 현 행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기업은행장 인선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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