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액 조만간 500조 돌파 예상
경기둔화와 저금리 장기화 속에서도 가계의 저축성 예금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저축성 예금은 9월 들어 450조원을 돌파했고, 증가율(전월대비)도 21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예고 등으로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안정적 투자처를 고집하는 추세가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현재 가계 저축성 예금은 452조2000억원(말잔 기준)이다. 5년 새 180조원 가량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9월에는 269조3000억원이었다.
전월대비 증가율은 1.9%로 지난 2011년 12월(2.3%) 이후 가장 높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4.7%를 기록했다. 5개월만의 최고치다.
저축성예금이란 금융기관의 예금 가운데 예치기간을 미리 약정하거나 일정 기간의 지급 예고기간을 설정한 예금을 말한다.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등이 여기에 속한다.
위기감 확산으로 은행에 돈이 몰리면서 가계의 저축성예금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금융위기 이후 급속도로 높아졌다.
2008년 말부터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기 시작해 1년간 고공 행진을 지속했다. 이후 잠시 주춤하더니 다시 2010년 2월부터 급상승해 최고 17.3%까지 올라갔다. 그러다 2011년 7월부터 한자릿수 증가율에 그치고 있지만 꾸준히 플러스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문의 저축성예금 증가율은 2010~2011년보다 둔화되긴 했지만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라면 500조원도 멀지 않은 기간 내에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저축성예금도 5년새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08년 9월 138조원에서 올 9월 현재 266조원으로 2배 가량 껑충 뛰었다. 9월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도 3.1%를 기록했다. 총 저축성예금 규모 역시 5년전 570조원 규모에서 늘어나 9월 현재 9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