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호재’주택시장 설레는 연말

중개업소 문의 전화 대폭 증가
분당 등 아파트 호가도 오름세
비수기 불구 모처럼 들뜬 분위기


#. “예년대로라면 비수기인 12월에 주택 담보대출이 갑자기 늘어날리 없죠. 올해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네요.”(우리은행 관계자의 말)

1%대 초저금리의 장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공유형 모기지’ 신청 접수기관인 우리은행 창구 직원들은 요즘 눈 코 뜰새 없다. 지난 3일 정부가 4.1, 8.28 대책 후속조치를 발표한 직후부터 콜센터에 하루 500여건, 영업점 방문객 하루평균 3500명 등 대출 상담이 쇄도하기 때문이다.

윤성업 국토교통부 주택기금과 사무관은 “공유형 모기지 추가 공급 계획이 발표된 이후 대출 희망자가 3~4일 밖에 준비할 시간이 없었던 걸 감안하면 엄청나게 많은 신청”이라며 “적당한 매물을 찾아 집주인과 매매가격을 정한 실수요자들이 늘어나면서 1만5000건의 공유형 모기지 대출이 빠른 시간내 소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수기인 12월 주택시장이 들떠 있다. 정부가 1%대 저리로 주택담보대출을 해주는 공유형 모기지 상품을 내놓아 1만5000여가구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단기간에 소진될 분위기인데다 각종 세금혜택까지 집중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안에 생애최초로 주택을 구입자하는 사람에게 취득세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또 양도소득세 5년간 면제 혜택도 올해 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주택 매입 시점에 따라 최고 수천만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는 상황이다. 

아파트 수직증축 리모델링 관련법이 국회 본회의 최종 통과를 앞두고 수도권 1기신도시 일대 리모델링 아파트의 호가가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0년 성남 분당에서 처음으로 리모델링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정자동 한솔마을 5단지 입구.

김규정 우리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통적으로 12월은 가을 이사철이 끝난 휴지기지만 올해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며 “전세 시장이 당분간 불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실수요자들이 저금리 주택담보대출과 세제 혜택을 노리고 주택 매입을 서두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주택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도 호재다. 우선 여당과 야당은 주택 ‘취득세율 영구 인하’ 계획을 8월28일부터 소급 적용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을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불확실한 취득세 인하 적용 시점으로 인해 주춤하던 주택거래가 이번 조치에 힘입어 속도를 낼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취득세 적용 시점을 이유로 거래를 미루던 사람들이 움직일 여지가 생겼다”며 “연말에 각종 세제혜택과 저금리 대출상품 출시가 이어져 주택시장에서도 12월 특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아파트 리모델링시 3층 이상 수직증측하고, 일반분양을 15% 늘릴 수 있는 ‘수직증축 리모델링’ 관련법이 최종 통과를 앞두고 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아파트가 몰려 있는 수도권 1기신도시와 강남 일대 아파트 주민들은 리모델링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파트를 수직증축하면서 늘어난 물량 만큼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경기도 분당 일대 리모델링 대상 아파트 주변 중개업소에는 벌써부터 시세를 묻는 전화가 늘어나고 집주인이 부르는 호가도 들썩이고 있다. 분당구 정자동 느티마을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하루에 한 두통도 오지 않던 시세 문의 전화가 수직증축 리모델링 관련법 통과 소식이후 10여통으로 늘었다”며 “벌써 호가를 조금 올리자는 집주인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4억원까지 빠졌던 느티마을 공무원 4단지 전용면적 66㎡형 아파트는 지난 주말엔 4억6000만원으로 호가가 6000만원가량 올라갔다. 김덕례 주택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연말 주택시장에 각종 혜택이 집중돼 잠재적 실수요자들이 움직일 수 있는 큰 시장이 열렸다”며 “다만 시장 활성화가 내년까지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봐야한다”고 전망했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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