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사CEO 다양한 심사평도 강점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었다. 오디션의 갑(甲) ‘슈퍼스타K’가 올해 시즌5를 맞아 흥행이 저조해지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식상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런 가운데 출범한 ‘K팝스타’ 시즌3는 예상과 달리 관심도를 이끌어내고 이슈화하는 데에도 성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3차례 방송됐는데, 시청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고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K팝스타3’가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노래 잘하고 재기발랄하거나 특징이 뚜렷한 재목들이 대거 출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휘트니 휴스턴의 ‘I Have Nothing’을 열창하며 최고의 하모니를 선사한 여고생 3인방 짜리몽땅(여인혜 박나진 류태경)과 타고난 음악적 재능을 지닌 샘 김(15), 노래와 춤으로 소울과 그루브 감이 뛰어남을 입증한 이채연(14) 채령(13) 자매, 화려한 벤딩 기법으로 음정을 가지고 논다는 평가를 받은 15세 소울보컬 배민아, 스타킹’에 트로트 신동으로 출연했다가 노래 스타일을 바꿔 도전한 홍정희 등 좋은 자원들이 잇따르고 있다.
‘K팝스타3’는 이런 참가자들의 노래를 먼저 기억하게 한 뒤 이들의 스토리와 자연스럽게 매치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슈퍼스타K5’의 준우승자 박시환은 그의 노래가 확실히 기억되기도 전에 불쌍한 아이로 만들어져 있었다.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고 4전5기의 도전으로 주었던 감동 효과가 약화된 이유다. 스토리텔링과 노래 중 먼저 알려야 할 것은 노래임을 말해주는 사례다.
‘K팝스타3’의 또 다른 강점은 심사위원들이다. 주류 가수를 만들어내는 회사의 CEO인 양현석<가운데>과 박진영<왼쪽>은 시즌1~2와 비슷한 톤의 심사를 유지하고 있지만, 인디 성향이 있는 안테나 뮤직의 유희열<오른쪽>이 들어가면서 더욱 다양한 심사평이 나오고 있다. 박진영 양현석-유희열의 관계는 상호 보완재다. 서로 보는 바가 달라 다양하고 객관성도 높아진다.
양현석이 시즌2에 참가했던 퍼스트원이 절박함이 노래하는 즐거움을 덮어버려 자연스러움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으며 탈락하자 “연습보다 즐기는 법을 배우라”며 와일드카드로 구제한 것도 적절하게 사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진영은 ‘혹평’으로 보일 때도 있지만, 참가자에게 꼭 필요한 점을 정확하게 조언해준다.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남성 같은 외모를 유지하는 허은율에게 “눈동자에는 고민이 보이는데, 그 감정을 못 터뜨리면 (듣는 사람이) 느낄 수 없다”고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K팝스타’ 박성훈 PD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지겨워진 것은 패턴과 형식이다. 좋은 음악과 좋은 무대는 지겨워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