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14일 보여준 박주봉-김동문 vs 이용대-유연성, 두 복식조의 경기는 한마디로 세계 배드민턴 경기 역사상 전무후무한 레전드 매치였다.
국내 안방에서 세계 최고 기량의 경기를 볼 수 있게 했으니 제작진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바람을 가를 정도의 스피드와 파워는 보는 재미를 더했다.
가장 놀란 건 박주봉이 여전히 ‘주봉신(神)’의 기량을 갖추고 있었다는 점이다. 박주봉은 50세의 나이다. 25세의 이용대와 붙은 것은 차범근과 기성용이 축구경기를 한 것과 다름없다. 현역을 떠난 지 오래돼 후배들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팽팽한 경기를 펼쳐 보는 사람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박주봉 감독은 완전히 힘을 빼고 게임을 했다. 힘을 빼니 부드럽고 유연했다. 게임을 보는 시야는 최고의 경지였다. 웬만한 스매시는 다 막아냈다. 노련한 박주봉의 플레이에 대해 강호동은 “권법, 취권 같다”며 놀라움을 거듭 표했고 유연성 역시 박주봉의 여전한 실력에 “세게 오는 볼을 몸을 움직여 받아낸다. 태극권 같다”며 “역시 레전드는 레전드다”고 감탄했다.
과거 전세계를 석권한 명실상부 ‘배드민턴의 전설’ 조의 노련미와 현재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젊은 피의 패기의 맞대결인 이날 경기는 팽팽한 긴장을 선사했다.
이날 이용대-유연성 조는 자신들이 소속된 홍팀이 크게 뒤지고 있던 상황인지라 박주봉-김동문 조에게 8점 이상의 점수를 내주면 안 되는 상황으로 그들은 경기 초반부터 젊은 혈기를 앞세운 강력 스매시를 퍼부었다.

하지만 이에 쉽사리 점수를 내줄 전설의 조가 아니다. 이용대-유연성 조가 창으로써 뚫으려 했다면 박주봉-김동문 조는 창에 맞서는 방패로 노련하게 모든 공을 받아내는 등 경기는 서로 장군과 멍군을 주고받듯이 일진일퇴의 전투가 지속됐다.
존박은 “인생 최고의 경기를 보고 있다”면서 “여태껏 우리가 했던 배드민턴은 쓰레기다”라는 셀프디스까지 서슴지 않아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고전하던 이용대-유연성 조는 전략을 바꿔 노장들의 체력 소모를 위해 코트 사이드와 안쪽을 움직이는 ‘전후공략법’으로 그들에 대항했고 이에 급격히 체력을 소진한 박주봉-김동문 조는 승리를 목전에 앞두고 21:18로 패했다.
장장 50분간 이어진 경기 시간과 총 5번의 셔틀콕 교체, 심지어 스매시를 날리던 김동문 선수의 배드민턴 라켓줄이 끊어지는 ‘예체능’ 배드민턴 경기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런 고수들조차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통해 지금껏 ‘예체능’에 나온 모든 동호인들과 ‘예체능’ 선수들이 왜 그렇게 진심을 다해 경기를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레전드들 역시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자신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펼쳤고 그들 역시 코트 위에 서는 경기를 준비하는 평범한 선수에 불과했다. 경기를 대하는 선수들의 진정성이야말로 시청자들이 환호하는 이유이며 지난 9개월 동안 ‘예체능’을 이끌어 온 힘이다.
방송이 끝난 후 네티즌들은 SNS 등을 통해 “배드민턴이 아니라 신의 한 수! 이용대 선수 당황모드 귀엽ㅋ 영보이들 멘탈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 “선배팀만 보면 약수터 배드민턴 같은데 받아내는 공이 이용대 공이야”, “‘우리동네 예체능’ 사상 제일 박진감 넘치는 게임이군”, “김동문 선수가 스매시 때려서 라켓줄 나간 게 진짜 진귀한 장면ㄷㄷ”, “박주봉 감독님 진짜 현역선수 못지않게 쩐다”, “TV보는 내 눈에 쥐나는 줄”, “정말 대단하네요. 현역이 전설의 관록을 배운 뜻 깊은 경기였을 것 같네요”, “이런 경기를 티브이로 보고 있다니ㅠ 진짜 대박! 말로 다 표현 할 수 없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설들의 한 판 대결에 시청률 역시 대폭 상승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우리동네 예체능’ 40회는 시청률 9.2%(이하 전국기준)를 기록해 지난 방송보다 1.1%P 상승하며 동시간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w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