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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미국 은행주들이 증시에서 선전을 거듭하면서 이제는 거의 모든 은행주들이 장부가격을 웃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월가의 대형은행주들 중에서는 씨티그룹이 유일하게 장부가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 마켓워치는 씨티그룹이 월가 대형 은행 가운데 금융 위기 이후 지금도 주식이 장부 가격을 밑돌며 거래되는 유일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마켓워치는 씨티 주식이 지난 4일 49달러대에 거래됐다면서 이것이 한 차례 하향 조정된 유형장부가치(tangible book value) 55.31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애초 유형장부가치는 55.38달러로 분석됐으나 씨티그룹 멕시코 사업부(바나멕스)가 사기를 당하는 바람에 지난해 4분기 수익이 줄어 하향 조정됐다고 마켓워치는 설명했다.
유형장부가치는 파산하거나 자산을 정리할 때 주주가 되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드렉셀 해밀턴의 데이빗 힐더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올 초의 신흥시장 소요도 씨티 주가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씨티가 장부 가격 기준으로 ‘(월가) 대형은행 가운데 (주가가) 가장 싸다’고 판단하며 이 때문에 대부분이 씨티 주식을 ‘사자’로 분류하고 있다고 마켓워치는 지적했다.
반면 월가의 주요 경쟁 은행들은 주가가 모두 장부 가치를 넘어서는 것으로 비교됐다. 마켓워치에 의하면 웰스 파고는 지난 4일 현재 주당 40.81 달러로, 장부 가치를 18달러 웃돌았으며 골드만 삭스는 25달러 이상 초과한 171달러대에 거래됐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주당 13.79 달러로, 장부 가격을 3달러밖에 초과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싸게 평가되는 사례라고 마켓워치는 분석하면서 씨티 주식이 금융 위기 직전 266달러대까지 거래됐음을 상기시켰다.
한편 나스닥상장 한인은행들의 주식도 장부가를 크게 웃돌고 있다. 우선 BBCN의 지난말 현재 유형장부가치는 8.79달러인데 6일 거래 종가는 17.46달러를 기록했다. 윌셔은행의 경우 유형장부가치는 4.64달러인데 현재 10.70달러를 기록하고 있고 한미은행도 유형장부가치는 12.60달러인데 현재 주식가격은 24.14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성제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