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5일 낮 12시 정각 뽈또 나탈레스(Peurto Natales)를 버스 정류장을 떠난 버스는 북으로 달려 약 1시간 반 후에 칠레 출입국 사무실앞에 정차하였고 모든 승객들은 버스에서 내려 출국수속을 하기위해 줄을 섰다.
두명의 이민국 직원이 웃으며 여권에 도장을 “꽝” 찍어주어 무사히 칠레를 떠나 알젠틴(Argentine)으로 향했다.
엘 깔라파테는 칠레의 뽈또 나탈레스에서는 북쪽으로 약 360km,알젠틴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Buenos Ares)에서는 서 북쪽으로 2727km떨어져 있는 작은 호반 도시다.
파체코(Pacheco) 장거리 버스회사에서는 월,수, 일 이렇게 일주일에 3번 깔라파테까지 가는 버스를 운행하며 요금은 12,000칠레안 페소($25.00)로 약 5-6시간이 소요된다 .
이 버스는 운전 기사와 안내가 앞자리에 타고 승객들은 뒤에 승객 자리에 앉는데 앞자리와 승객 사이에 유리창문이 있어 차가 달릴때는 이 문을 닫는다.
파타고니아의 강한 바람 앞에서는 이렇게 큰 버스도 꼼짝 할수 없어 속도를 낮추었는지 창밖의 경치가 천천히 지나가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할수 있었고 들판에 방목하는 수많은 소, 말, 양도 한폭의 그림처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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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후 쯤에 버스는 다시 알젠틴 출입국 사무실앞에 우리를 내려 놓았는데 어찌나 바람이 부는지 우리 모두가 날라갈것만 했다.
칠레 출입국 관리 사무실과는 달리 대기실이 좁아 많은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야했고 직원들도 얼굴이 강직되어 기다리는 우리도 함께 얼어 붙었다.
알젠틴 미인 여자 대통령의 사진을 찍으려다 주의를 받은 사람도 있고….훨씬 오랜 시간이 걸린후에야 이 버스의 모든 승객이 비자(visa)를 받고 깔라파테를 향해 떠날수가 있었다.
오후 3;30분쯤되어 급유소에 들려 급유하는 동안 나는 편의점 안에 들어가서 이것 저것 먹을것을 구입하려고 돈을냈는데 생각보다 거스럼돈이 너무 적었다.
꼭 속은것 같아 자리를 뜨지 못하고 돈을 세고 또 세고 서 있으니 버스에 함께탔던 젊은이가 이곳은 알젠틴이고 칠레와는 환율이 달라서 그럴꺼라고 말해주어 비로서 오해가 풀렸다.
나도 모르게 벌써 칠레 환율에 적응이 되었던 모양이다.
정유소를 떠나서 한시간 쯤 후에 안내원이 마실 쥬스와 과자 한봉다리를 모든 승객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편의점에서 아무것도 사지 말걸….그리고 알젠틴 거스름돈도 귀찮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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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졸았는지 우리차는 경찰 검문소에 서 정차를 했고 언덕 아래로 동네와 큰 호수가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깔라파테라 하였다.
버스 정류장에 내려 짐을 챙겨 택시를 타고 예약한 호텔로 갔다. 알젠틴 호수가 보이는 언덕에 자리잡은 이층짜리 파타고니아 파크 플라자 호텔(Patagonia Park Plaza Hotel)방에 짐을 던지고 실내 수영장 옆에 있는 싸우나로 갔다.
사실 하루종일 버스를 타고 칠레에서 알젠틴까지 왔으니 궁덩이도 얼얼하고 어깨도 욱씬욱씬해 싸우나를 하면 좀 풀릴려나 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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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라파테는 알젠틴의 싼타 쿠르즈(Santa Cruz) 도에 있는 작은 관광 도시로 페리토 모레노 빙하(Perito Moreno Glacier)가 있는 알젠틴 빙하 국립공원과 짤튼(Chalten)에 있는 피츠로이(Fitz Roy) 산이나 또레(Torre) 산을 가기위한 관문으로 이곳에 서식하고 있는 깔라파테 열매(Calafate berries)에서 기원되어 이 동네를 그리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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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목축업을 하던 인근 동네 사람들이 깎은 양 털을 이곳으로 가져와 모아서 다른 큰 도시로 보내기 시작하며 동네가 형성되었는데 이 도시는 빙하공원의 빙하 녹은 물이 고여만들어진 알젠틴 호수(Lago Argentine)를 끼고 발전했다 한다.
겨울은 춥고 비가 많으며 여름은 시원하고 건조한 날씨로 추울때는20도에서 따뜻할때는 65도 이고 플라밍고 새가 알젠틴 호수에 날라와 눈덮힌 산과 호수의 아름다움을 더 한다.
남미에서는 페루(Peru)의 티티까까호수(Lago Titicaca),칠레(Chile)의 까레라 장군 호수(Lago General Carrera)에 이어 3번째로 큰 알젠틴 호수(Lago Argentine)는 수면이 1,600평방키로로 빙하가 녹아 흘러내려와 고인 물이기에 물 온도가 섭씨 8도라하니 여름에 왔더라도 수영하는것은 포기해야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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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곳에는 약 2만명이 주로 관광업에 종사하며 살고있고 국제 공항이 있어 직접 이곳까지 비행기로 올수 있다. 지금은 저녁 9시인데 로스앤젤스의 오후 3-4시 처럼 밖이 훤하다.
유리창 밖으로 쌩쌩부는 바람 소리와 회색구름이 온통 하늘을 가리어 구름 구멍사이로 아주 조그만 파란 하늘 조각이 뜨문뜨문 보일 뿐이다.
내일은 눈이 시도록 푸른 빙하를 보고 이곳은 해가 길으니 저녁에는 짤튼(Chalten)으로 가서 그리도 유명하다는 그리고 북 남미와 유럽의 산악인들이 올라가보기를 동경한다는 피츠로이(Fitz Roy)산도 구경하고 와야겠다. 호텔안내에게 부탁해서 짤튼까지 왕복 280달러에 자동차를 예약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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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숙/여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