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인 한인 축제 콤비 최석호시장과 다이앤 김

‘어바인 한국문화축제’가 오는 17일 어바인 시청 광장에서 열린다.

올해로 5회째인 ‘어바인 한국문화축제’는 여타 ‘한인축제’와는 좀 다르다.

한인 기업뿐 아니라 ‘그레이트 팍 네이버후드’ 어바인컴퍼니’ 등 굵직한 주류 기업들의 후원을 받고 있다. 축제 방문객도 60% 이상이 백인과 중국, 베트남 등 타인종 들이다. 축제위원회 멤버도 마찬가지다. 명실상부 주류사회가 함께 만들고 함께 즐기는 ‘한국축제’인 셈이다.

‘어바인 한국문화축제’가 이 같은 모습을 갖추기 까지는 숨은 공인이 있다. 바로 축제의 최초 기획자인 최석호 어바인 시장, 그리고 5년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문화축제위원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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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콤비, 최석호 시장과 축제위원회 다이앤 김-푸켓 회장

‘어바인 한국문화축제’는 지난 2006년, 당시 어바인 시의원이었던 최석호 시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어바인 시는 2006년에 OC도시 중에서 최초로 ‘미주 한인의 날’ 선언문을 채택한 데 이어 2008년 ‘미주 한인의 날’을 영구 제정했다. 어바인에 한인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여러 방면으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데 정작 주류사회에 한인을 알릴 기회가 없었다. 한국 문화를 알리는 축제가 있으면 어떨까 생각했다”축제의 장소가 어바인 시청이라는 점과 어바인의 시장이 한인이라는 이유로 ‘어바인 한인문화축제’를 시 행사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축제는 시의회와는 무관하다.

독립된 ‘축제재단’을 만들 수도 있었지만 불필요한 몸집 불리기를 경계하며 자진해서 기존의 비영리단체 산하로 들어갔다. 지금 함께하고 있는 ‘OC한국문화재단’과는 3회 때부터 함께 하고 있다.

축제 수익금도 재단에 기부되고 있다.

지난 2010년을 시작으로 ‘한국문화축제’의 발전 속도는 놀랍다.

특히 3회 2천명이었던 방문객은 지난해 7천명을 기록했다. 기업들의 후원금 또한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 올해는 15만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한인기업들 뿐만 아니라 ‘그레이트 팍 네이버후드’ 어바인컴퍼니’ ‘월마트’ ‘웰스파고’ 등 주류기업들도 줄줄이 후원하고 나섰다.

최석호 시장은 “시의회에 한인이 없어도 어바인에서 매년 한국의 날이 선포되고 한국문화축제가 열릴 수 있도록 초석을 다져놓는 것이 내 역할”이라며 “어바인 한국문화축제는 한인들에게는자부심을 주고, 주류사회와 함께 한국문화를 즐기는 자리”라고 설명한다.

최석호 시장이 축제의 큰 그림을 그렸다면 실제적인 ‘축제’를 만들어 온 것은 ‘축제위원회’다.

1.5세와 2세 전문직 젊은이들이 주축이 되어 있는 ‘축제위원회’는 한인 뿐 아니라 백인, 중국타 커뮤니티에서도 참여하고 있다.

‘축제위원회’ 다이앤 김-푸켓 회장은 3회 때부터 위원회에 참여해 오다가 올해 회장직을 맡았다.

“우연히 관람객으로 왔다가 축제가 가진 큰 의미를 봤다. 발렌티어로 참여했다가 이렇게 어깨가 무거워 졌다(웃음)”이벤트 프로젝트 전문 컨설던트로 활동하던 다이엔 김-푸켓 회장은 지난해 마케팅과 PR을 담당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올해도 어바인 스펙트럼 극장에 축제 광고를 상영하는 등 메인스트림을공략하며 ‘한국문화축제’를 알리고 있다.

그녀의 ‘똑’ 소리 나는 일 처리에 최석호 시장은 ‘할아버지 뻘 되는 나를 열심히 부려먹는 무서운회장님’ 이라며 따뜻한 미소를 보낸다.

최석호시장은 ‘어바인 한국문화축제’가 5년 만에 성공적인 모습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1.5세와 2세 중심의 젊은 한인들이 중심이 되어 주류 무대에서 판을 벌여 왔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한인축제라고 해서 한인들만의 원맨쇼가 되어서는 안된다. 커뮤니티 안에서 함께 조화를 이루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라야 진정한 축제다. 로컬에 한인들의 정치력, 경제력이 커질수록 타 커뮤니티와의 화합은 의무이자 배려하고 생각한다”

‘보는’ 축제에는 ‘하는’ 축제로!

‘어바인 한국문화축제’는 지난해 보는 축제가 아닌 직접 체험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역시 더 많은 즐길 거리들이 보강됐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팔씨름대회, 어른을 위한 씨름대회, 축제 모습을 담는 어린이 사생대회 등직접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더욱 늘었다.

무대 위에서의 공연 프로그램도 기존의 것에서 더욱 진화됐다.

K팝 댄스 경연대회, 한복쇼에서 발전한 한국 전통혼례식 재현, 무대에서의 한식 조리 시연이 아닌 함께 김밥 만들기 등이다. 이외 한국 전통춤 공연, 사물놀이, 태권도 시범, 한국 전통놀이 등도 진행된다.

다이앤 김-푸켓 회장은 “모든 연령이 직접 참여하고 직접 해보며 한국 및 한인 문화를 몸으로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며 “K팝과 한류에 대한 청소년의 관심과 참여도 높이고자 새롭게 시도하는 행사도 늘렸다”고 설명했다.

어바인 시청 앞 광장에는 메인 공연장과 전통문화 부스가 마련되고 시청 안 로비에는 서예 및 수묵화 등을 볼 수 있는 한국 문화 전시관이 들어서게 된다. 또한 시청 주차장에는 먹거리 장터가 마련되어 눈과 입이 즐거워진 전망이다.

교육의 도시라는 명성에 맞게 ‘어바인 한국문화축제’는 특히 학생들의 발렌티어가 돋보이는 축제다. 올해도 200여명의 중,고등학생이 자원봉사자를 지원했다. 타인종 손님들에게 축제를 소개할 수 있는 홍보대사인 셈이다.

어린 학생들 덕분에 축제에 참여하는 타인종 손님들도 한결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축제를 즐길 수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이웃이 되고 친구가 되고 있는 한인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전해오고 있다.

올해의 예상 방문객은 1만 여명. 어느덧 축제가 열릴 때라며 먼저 날짜를 문의해 오는 ‘열혈팬’들도 생겨났다.

한인보다 타인종 방문객이 더 많은 유일한 ‘한인축제’인 ‘어바인 한국문화축제’ 오는 17일 오전 10시 어바인 시청 앞 광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입장은 무료.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irvinekoreanfestival.com)에 있다.

▶주소: 1 Civic Center Plaza, Irvine▶문의: [email protected]

하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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