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태권도페스티벌에서도 세월호 희생자 추도

미국에서도 세월호 희생자 추모<YONHAP NO-0774>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도시 인더스트리시티의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제21회 로스앤젤레스 국제태권도 페스티벌에 참가한 선수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달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LA=연합)

지난 10일 제21회 로스앤젤레스 국제태권도 페스티벌이 열린 LA인근 인더스트리시티의 엑스포 센터.

본부석 중앙에 나란히 걸린 대형 태극기와 성조기 옆에 노란 걸개그림이 눈길을 끌었다. 세월호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추모그림이었다.

추모그림에는 ‘우리 태권도인들은 세월호에서 사랑하는 이를 잃은 분들에게 위로를 보냅니다’라는 영어 글귀와 함께 노란 리본 그림을 커다랗게 그려져 있었다.

1천500여명에 이르는 선수들도 가슴에 세월호 희생자를 추도하는 노란 리본을 달고 다녔다.

미국 태권도인들의 축제장이지만 참사를 당한 ‘태권도의 고향’인 한국인들의 아픔을 나누자는 뜻에서 대회 주최측은 걸개그림과 노란 리본을 준비했다.

이 대회를 창설해 20년이 넘도록 줄곧 개최해온 대회 집행위원장 전영인(60) 전 캘리포니아주 태권도협회장은 “미국인이라도 태권도 도복을 입으면 반쯤은 한국인”이라면서 “다들 한국에서 일어난 참사에 깊은 공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대회 주최측은 노란 리본 5천개를 제작해 대회 참가자들에게 일일이 리본의 의미를 설명하고 달아달라고 당부하느라 전에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야 했다.

품새 경기에 출전하러 몬태나주에서 왔다는 애니 그래번(35) 씨는 “이곳에 와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처음 들었다”면서 “그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기꺼이 리본을 달았다”고 밝혔다.

중가주 베이커스필드에서 온 앤서니 카발로(18) 군은 “내 또래 학생들이 많이 희생됐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면서 “그들의 명복을 빌고 싶다”고 말했다.

대회 주최 측은 대회 공식 개막식에 앞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묵념 시간도 마련했다.

한편 1994년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해마다 이곳에서 열리는 로스앤젤레스 국제태권도 페스티벌은 올해도 미국 전역에서 몰려든 태권도인들로 성황을 이뤘다.

로스앤젤레스 국제태권도 페스티벌은 형식은 경쟁을 통해 우승자와 준우승자를 가리는 대회지만 내용은 태권도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끌어내고 태권도인을 하나로 묶는 태권도 잔치의 성격이 더 강하다.

이날도 미국 태권도인들은 태권도 격파 시범 예술단 공연을 즐기고 각종 태권도 장비 전시와 판매 부스를 구경하느라 정신이 빠졌다.

이 축제를 후원하는 한국관광공사 로스앤젤레스 지사 강옥희 지사장은 “태권도는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첨병”이라며 “태권도를 통해 한국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느낀 미국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관광공사 LA지사는 대회장에 한국 홍보 부스를 따로 차려놓고 한국 홍보 활동을 벌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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