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중심 수표깡 사기범들 FBI 단속에 대거 적발

FBI 수표 사기
FBI가 14일 오전 연방청사에서 공개한 한인 범죄조직 수표깡 사기법들은 구성도. 정재호 씨를 리더로 다수의 한인들이 연관돼 있으며 대부분 검거된 상태다.

한인이 주축이 된 이른바 ‘수표 깡’ 사기범들이 대거 검거됐다.

연방수사국(FBI)의 매튜 문 부지부장은 14일 오전 웨스트우드 소재 연방청사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LA한인타운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수표깡’ 사기 조직원 15명 가운데 12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FBI에 따르면 한인들이 중심이 된 이들 조직원들이 지난 4년간 챙긴 규모는 15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들은 한국에서는 ‘수표깡’, 미국에서는 ‘연수표(Check kiting)’라 불리는 사기수법을 썼다. 이 수법은 여러 개의 은행계좌를 이용한다. 우선 A라는 은행에 돈이 거의 들어있지 않은 계좌를 개설해 보유 현금 이상의 금액을 수표로 발행한다. 사기범들은 이어 다른 은행에 개설된 유사 계좌에서도 부정 수표를 여러 장 발행한다. 사기범들은 이후 일정기간 하나의 계좌에서 발행된 수표를 다른 하나의 계좌에서 발행된 수표의 부족액을 메꾸는데 사용하는데 이는 이 과정을 거쳐야만 수표의 부도처리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여러번 거치면 은행들은 부정 수표의 계좌가 결국 부족액을 메울 것이라고 보고 돈을 인출해 주는데 사기범들은 원하는 금액만큼 인출하면 더 이상 이를 메꿔넣지 않는다.

체크 캐싱 업체에서 흔히 플레잉 플롯이라고 부르는 선대출도 바로 이런 방식이다. 선대출은 월급을 받으면 앞당겨 쓴 돈을 메꾸지만 수표깡은 이를 무시하고 계좌를 방치한 다음 또 다른 계좌를 개설해 사용하게 된다.

한인 정재호(수배중)씨를 리더로 하는 이 사기범들은 한글 매체에 ‘돈, 해결사’라는 문구로 광고를 싣고 이를 보고 찾아온 고객들을 ‘부정 수표용 계좌 개설자’로 이용, 다수의 대형 은행에 산재한 현금 부족 계좌에 작게는 2300달러, 많게는 2만 8000달러 가량을 입금시켜 이 중 대부분은 본인들이 챙기고 남은 일부는 현금이 부족한 한인고객들에게 지급했다고 FBI측은 설명했다.

FBI의 한인 수사관인 매튜 문 부지부장은 “이 사기범들이 지난 수년간 LA와 오렌지 카운티, 리버사이드 등에서 점조직으로 활동해왔다”라며 “당장은 ‘수표깡’ 조직원들을 우선 적발하는데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불법인 줄 알면서도 계좌를 빌려준 의뢰인들까지 추적해 적발하겠다”라고 강조했다.FBI는 아직 검거되지 않은 조직보스 정재호와 이혜란, 로저 리 등 3명의 한인 조직원들에 대한 제보와 신고를 당부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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