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뷰]‘무명인’ 조작된 기억의 진실을 찾는 한 남자의 이야기

‘무명인’(감독 김성수)은 지난 2000년 출간된 쓰카사키 시로의 소설 ‘게놈 해저드’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지난 2012년 7월 일본 고베에서 크랭크인 이 작품은 약 2년여만인 오는 5월 29일 드디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관객들에게 선보이기 앞서 ‘무명인’은 일본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와 김성수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5월 2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가졌다. 함께 출연한 김효진은 임신중으로 시사회에는 불참했다.

‘무명인’은 죽은 아내로부터 걸려온 전화로 혼란에 빠진 한 남자가 사건의 진실을 쫓던 중 자신의 기억이 모두 조작됐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이다.

사랑하는 아내와 미유키(마키 요코)와 행복한 가정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는 이시가미(니시지마 히데토시)는 결혼 후 아내와 처음으로 함께 맞이할 생일에 설렘을 안고 집으로 향한다.

집에는 싸늘하게 시체가 된 아내가 누워있고 그 순간, 아내에게서 친정에 다녀오겠다는 전화를 받는다. 눈 앞에 죽은 아내와 현재 전화로 자신과 통화하고 있는 아내. 이시가미는 혼란에 빠지며 의문의 사내들에게 쫓기게 되고 취재차 도쿄를 방문한 한국 기자 강지원(김효진)의 도움을 받으며 진실을 파헤쳐 나간다. 그러면서 자신의 기억이 모두 조작됐다는 사실과 함께 거대한 음모에 휘말린다.

‘기억의 조작’이라는 소재만으로 ‘무명인’은 많은 미스터리 마니아들에게 신선함을 자극한다. 뻔히 보이는 미스터리 법칙을 따라가지 않고, 미스터리와 과학의 만남, 예측할 수 없는 결말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영화 중간중간 복선을 암시하는 장치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여기에 니시지마 히데토시의 자아를 잃어가는 한 남자의 혼란스러운 심리묘사가 탁월하다.

지난 2006년 ‘야수’ 이후 6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김성수 감독은 일본 미스터리 장르 소설이 주는 특유의 묘한 분위기를 스크린에 담아냈다.

또한 합일합작영화로 진행된만큼 일본에서 탄탄한 인지도를 갖고 있는 니시지마 히데토시와 한국의 김효진의 연기 호흡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김효진은 꽤 많은 일본어 대사를 완벽하게 해냈고, 니시지마 히데토시 역시 자연스러운 한국어를 구사했다.

원작을 읽은 사람이라면 영화 ‘무명인’이 주는 차별성을 찾아보는 것도 영화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원작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도 니시지마 히데토시와 김효진이 주는 재미와 긴장감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오는 29일 개봉. 러닝타임 120분.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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