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호,“정도전 인기비결은? 백성 왕 신하들의 고민과 갈등이 잘 그려져있어“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지난 주말 KBS ‘정도전‘에서 정몽주 역의 임호(44)는 선지교에서 이방원이 보낸 자객에 의해 죽임을 당하며 하차했다. 대하사극에서 정몽주의 캐릭터를 이렇게 미세하게 보여준 건 ‘정도전’이 처음일 것 같다.

고려의 보루, 마지막 상징인 정몽주 역을 맡아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 임호가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정도전의 오랜 벗이자 가장 강력한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정몽주’를 연기하며 수많은 감정에 휩싸였던 것 같다. 임호는 KBS 홍보실과 가진 영상인터뷰에서 ‘정도전‘의 인기비결과 자신이 꼽는 최고의 명장면, 에피소드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임호는 ‘정도전‘이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정도전’은 나라를 건립하는 이야기, 조선이라는 나라를 창업하는 이야기라는 건 맞지만, 백성과 실제로 나라를 다스리는 왕, 나라 살림을 사는 신하들간의 고민, 민초 각자와 신하들, 왕과의 고민과 갈등이 잘 그려져 있어 이 드라마가 이렇게 사랑받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임호는 ‘정도전‘ 최고의 명장면으로 정몽주가 고려 사직을 지키기 위해 이성계와 가진 마지막 독대 장면이라고 전했다.

“이성계와의 독대에서 ‘못난 부모라 하여 외면한다면 그게 어찌 자식이겠습니까. 못난 자식이라서 더 애착이 가고 가슴이 아립니다’라는 말로 이성계의 마음을 흔들었던 바로 그 장면이다. 많은 사람들이 뭉클해하시고… 이날 연기에서 저나 유동근 선배님이나 굳이 말로 표현하진 않아도 보이지않게 서로 흡족해했다.”

사실 이 장면은 극 중 이성계(유동근 분)를 움직여 일단 고려의 사직을 지킬 수 있었을 뿐 아니라 포은을 향한 오매불망 신뢰감 또한 확고하게 자리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 순간이기도 하다. 또한 정도전(조재현 분)과의 확고한 신념의 차이를 드러낸 지점이기도 했다.

임호는 ‘정도전‘ 촬영장이 흡사 군대 같은 곳이라고 했다. 여배우들이 거의 없는 촬영장, 더구나 다른 출연배우에겐 다 있는(?) ‘부인’조차도 등장하지 않는 점에 대해 임호는 푸념아닌 푸념을 털어놓았다.

임호는 “KBS 대하드라마 촬영은 거의 입대를 다시한 기분마저 들게한다. 거의 남자들 뿐인 촬영장이라 여배우들이 굉장히 대접받는 곳. 이전 작품에서는 아내는 물론 후궁도 수 십 명씩 두고 그랬는데 이번엔 부인조차 없어 그런가, 자꾸 작품 속에서 남의 부인들(정도전 아내 최씨, 이성계 아내 강씨 등)을 만나 이야기 나누는 장면을 넣어주시는 것 같더라”며 농담섞인 대답을 들려줬다.

대신 배우들끼리의 교감이나 연기 분석에 있어 훨씬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는 부분은 분명한 장점이라며 꼽았다. “특히 유동근 선배님께서 (내게 뿐 아니라) 도움을 많이 주셨다. 워낙 대하사극도 많이 하셨고, 내가 보기에 출연배우들 중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하시는 분인 듯 하다.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과 함께 분석하고 생각을 들어줘서 교집합을 찾으려는 과정을 통해 호흡을 맞추는 정도가 아니라, 생각까지 함께 하며 교류하게 되니 이 작품이 더 잘 될 수 있는 원동력인 것 같다”

임호는 “정몽주라는 배역을 맡게 됐을 때, 특히 아버님께서(임호의 부친은 사극작가로 유명한 임충이다) ‘정몽주란 분은 책상머리에만 앉아 세상을 이야기한 분은 아니었을 거다’라고 하셨다”라고전하면서 “연출, 작가분과도 캐릭터에 대해 논의할 당시, 이성계 장군처럼 위풍당당한 풍채가 아닐지언정 외유내강형의 기개가 있는 단단한 분이라 쉽게 굽힐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얘길 나눴었다”면서 정몽주라는 캐릭터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밖에도 영상인터뷰를 통해 만삭의 아내에 대한 미안함, 시청자에 대한 감사의 인사 등 그간의 못다한 이야기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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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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