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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A에 불고 있는 아파트 개발붐이 오히려 렌트비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LA 부동산 시장의 키워드는 ‘아파트(APT)’다. LA한인타운만 봐도 지난해 하반기 부터 불기 시작한 아파트 개발붐에 따라 임대에 들어갔거나 완공을 앞둔 아파트들만 무려 1600유닛 이상이다. 아파트 건축이 전체 건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로 지난 40년래 최고치다. 하지만 이런 아파트 개발 붐이 렌트 수요 충족이라는 긍정적 측면보다는 렌트비 인상과 교통 정체 증가 등 부정적 측면이 많다는 평가다.
부동산 포털 ‘질로우’가 최근 미국 주택 임대료 자료를 공동 분석한 결과 미국 주요 대도시 90곳의 렌트비가 가계소득의 30%를 넘었다. 특히 LA는 가계소득에서 주택 임대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1분기 34.1%에서 지난해 3분기 47.0%까지 치솟아 임대 부담이 가장 큰 도시로 꼽혔다. 월급의 절반이 고스란히 월세로 나간다는 얘기다. 렌트 부담은 비단 LA만의 애기는 아니다. 전국 저소득층 주택 연합(NLIHC)의 최근 발표를 보면 현재 최저임금 수령자들이 가주에서 2베드룸 아파트를 빌리려면 시간당 26.04달러, 연봉 5만4000달러를 벌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렌트비가 전국에서 가장 비싼 하와이의 시간당(31.54달러)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비싼 것이다.현재 캘리포니아주 최저 임금이 8달러임을 감안하면 3배 이상 수입을 늘리던지 아니면 매주 130시간씩 일해야한다는 계산이다. 특히 북가주 샌프란시스코 일대를지칭하는 베이에리어의 경우 2베드룸을 렌트하려면 시간당 무려 37.62달러가 필요해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NLIHC는 미국 은행들의 대출 기준인 렌트비(모기지)와 유틸리티의 합계 비용이 수입의 30%를 넘지않아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이번 계산을 도출했다.부동산 경제학자들은 “현재 캘리포니아 주민의 61%는 사실상 2베드룸 아파트를 빌릴 수 없는 형편”이라며 “지금도 저소득층 주택이 100만채 이상 부족한 상황에서 임금 인상률이 물가인상률을 따라 잡지 못한다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통체증도 문제다. LA교통국은 100유닛 이상 아파트 한채가 건설되면 주변 도로의 교통체증이 평균 15~30%까지 증가할 수 있다며 이들 차량을 수용할 주차공간 부족도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렌트비는 왜 이렇게 오르는 것일까? 이는 건축중인 아파트의 절대 다수가 고소득층에게 촛점을 맞춘 럭셔리 매물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들은 남가주 상업용 부동산 붐과 날로 감소하는 주택 소유율 그리고 주택 구매여력 감소(전체 인구 중 LA는 13%, 오렌지카운티는 18%만이 주택 구입 가능)를 고려해 고급 렌트 매물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정했다. 이러다 보니 건축중인 매물 거의 대부분이 고소득층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공급이 수요와 어느 정도 대등한 선에 올라와 있지만 사실상은 수요(중저속득층 용 렌트)와 공급(고급 매물)의 균형이 맞지 않고 있다.
한편 오렌지 카운티의 상황도 LA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렌지카운티는 현재 3200유닛 이상의 아파트가 건설중이다. 앞으로 4년후까지 내다보면 신규 공급매물은 8800유닛이 넘는다. 일부에서는 1만 유닛 이상이 건축 중이라고 계산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아파트의 렌트비다. 오렌지카운티의 렌트비는 보통 1605(스튜디오)에서 시작해 맨해튼과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시카고 일부를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비싸다. 유닛이 커지면 렌트비도 더욱 올라가 괜찮은 2베드 아파트는 3000달러를 넘기기 일쑤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