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젠 귀하신 몸

국내에 오랜 기간 머무르는 외국인들이 통신시장에서 ‘귀하신 몸’이 되고 있다. 주요 통신사들이 외국어 온라인 매장을 마련하고, 일반 대리점에 외국인 전용 상담사 배치를 준비할 정도다.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거주 외국인은 150만명으로 추산된다. 1위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의 외국인 가입 규모는 63만명에 달한다. 과거에는 선불폰이나 피처폰(일반 휴대전화)을 주로 사용했던 외국인들이 최근에는 후불 스마트폰을 선호하고 있다.

SK텔레콤 통계를 보면 중국의 노동절 연휴가 포함됐던 지난 5월, 인바운드 로밍(외국인이 국내로 들어와 로밍을 이용하는 경우) 고객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했다.

한국에 장기 체류하는 유학생과 외국인 노동자들도 통신시장에 블루오션이 됐다. 이들의 후불 스마트폰 사용 비율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고가인 데이터 사용량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의 후불폰 가입자 비율은 2012년 10월 46%에서 2014년 4월 56%까지 불어났다. 외국인 고객의 스마트폰 사용 비율 역시 2012년 10월 41%에서 2014년 4월 57%로 치솟았고, 그 중에서도 LTE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

63만명이 넘는 외국인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전용 사이트를 열고, 주요 매장 내 전문 상담사를 배치하는 등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SK텔레콤 매장에서 스마트폰 요금제에 대해 상담을 나누고 있는 외국인 고객과 직원의 모습. [사진제공=SK텔레콤]

기존 음성 통화 위주의 사용 패턴에서 벗어나 데이터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외국인들이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모국과 저렴하게 연락이 가능해 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고객’을 잡기 위한 이동통신사들이 서비스 경쟁도 치열해졌다.

SK텔레콤은 최근 공식 온라인 맞춤샵 ‘T월드 다이렉트’에서 외국인 전용 사이트를 오픈했다. 또 내달부터 명동과 이태원 등 주요 매장에 외국인 전용 상담사를 배치, 외국인들의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외국인 사이트는 영어를 시작으로 추후 중국어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면서 “외국인 전용 요금제 등 맞춤형 마케팅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도 지난 2010년부터 외국인 전문 매장과 외국인전용 고객센터를 열어 휴대폰 구입에 따른 어려움과 불편을 덜어주고 있다. 또 외국인들이 보다 쉽게 단말기를 주문하고 무선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 ‘글로벌 올레숍’을 KT 공식 온라인 직영몰인 올레닷컴에 마련해 운영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0월 국내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근로자들의 국제전화 사용량이 많은 점에 착안, 모바일 요금제의 기본 제공 음성통화시간으로 국제전화까지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내놨다. 기본 음성 제공량에서 국내 통화는 물론 국제통화까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거주 외국인 수가 증가하면서 이들이 ‘귀한 고객’으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외국인 고객을 위한 통신 서비스가 더욱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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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진 기자/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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