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진아나운서가 MBC 퇴사를 결행하는 방송계 환경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MBC 간판 아나운서중 한 명인 서현진 아나운서가 사의를 표명했다.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지만 아직 수리는 안된 상태다.사표 제출 이유는 개인적인 의사라는 사실 정도만 알려졌다.

서현진 아나운서는 앞으로 프리랜서 MC로 방송계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들어 지상파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프리랜서 MC로 일하는 아나운서들을 보면 흐름 하나가 발견된다.

김경란, 박지윤 등이 퇴사를 강행하는 시점이 10년차~13년차라는 것이다. 서현진은 12년차 아나운서다.


이맘 때가 되면 아나운서는 연륜과 실력이 쌓여가면서 진행에도 한층 더 자신감이 생기고 있지만 프로그램 배정에서 살짝 밀리기도 하는 상황에 접어들게 된다. MBC는 박연경, 김초롱 등 여신급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젊은 후배 아나운서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과거에는 이런 중고참 아나운서들이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를 서서히 받아들이면서 그런 환경에 적응해나가야 했다. 한마디로 선택권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프리랜서 MC로 나서면 케이블 방송국과 종편만 해도 일할 곳이 많다. 회사에 눈치 보면서 아르바이트를 뛰지 않아도 된다. ‘떼토크‘ 프로그램만 수십개다. 자신이 하기 나름이다. 박지윤은 ‘욕망 아줌마’(이 캐릭터는 박지윤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압축했다기보다는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캐릭터라는 인상이 짙다)라는 캐릭터로 먹방이면 먹방, 토크면 토크라는 식으로 프로그램을 누비고 있다. 이제 ‘끼‘ 있는 아나운서는 지상파 아나운서실이 답답할 것이다. ‘아나테이너’들에게도 더 없이 좋은 기회다.

서현진 아나운서가 MBC를 퇴사한 후 프리랜서 MC로 나서는 현상은 바람직한 것으로 받아들여질만하다. 평생동안 비정규직으로 살아야 한다는 점에서 위험부담이 없는 건 아니지만 방송국 한 곳만이 아닌 국내 방송국 전체를 상대로 자신의 적성과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나서는 건 권장될만하다.

프리랜서 MC들은 거의 매니지먼트사에 소속돼 있어 방송하기에 유리한 이미지 메이킹과 캐릭터 메이킹 등에도 유리하다. 다만, 능력 있고 경험까지 갖춘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이 마구잡이 프로그램 확장이 아닌 자신을 특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시청자들도 만족도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활용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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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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