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고는 지하에 매설된 90년 이상된 노후관이 터지면서 발생했다. 파열된 노후관을 통해 7만5천여t의 물이 쏟아져나와 LA 중심부 선셋대로와 캘리포니아주립대 LA캠퍼스(UCLA)가 침수됐다.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뒤 수도관 교체 시급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으나, 정작 수도관 교체비용을 어디에서 마련하느냐를 놓고서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
LA 타임스는 지난달 31일 선출직인 LA시 지도자들은 노후화한 수도관 교체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수도료 인상은 꺼리고 있다고 보도했다.현 상태를 유지한다면 LA시 산하 수도전력국(DWP)은 300년마다 한 번씩 수도관 교체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폴 코레츠 시의원은 “수도관 교체 시기를 매 300년에서 매 100년으로 단축하려면 약 40억 달러(4조1천억 원)가 소요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매년 4%의 수돗세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허브 웨슨 시의회 의장은 지금이 수도요금 인상이 필요한 시점인지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못 박았다. 앞서 에릭 가세티 LA 시장도 올해 초 시정연설을 통해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 지도자들이 노후관 교체의 시급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인기없는 요금인상 정책에는 겁을 먹고 있다고 꼬집었다.
수도전력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프리먼은 “그들은 자신의 선출직에 위협을 줄 수도 있는 투표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수도전력국은 (수도관 교체를) 아예 요청하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침수피해는 재정난에도 불구하고 가세티 시장이 내세운 공공서비스 개선을 위한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공약 실천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티브 에리 UC샌디에고 정치학 교수는 “카세티 시장은 ‘미스터 해결사’ 시장으로 정평이 나있다”면서 “이번 사고는 가세티 시장에게는 기회이자 시련으로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