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최민식은 ‘명량’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용기와 신념, 그리고 그분께서 오늘 날의 우리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공감해주신 관객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실 최민식은 이순신 장군 역을 제안받고 고심이 컸다. 우선 작품적인 면에서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이라는 소재를 다룬다는 것이 관객들의 입장에선 ‘다 아는 얘기’ 혹은 ‘진부한 소재’로 받아들일 위험이 있었다. 게다가 본인이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다니… “잘 해도 본전이고 제대로 못 하면 난리가 날 것”이 뻔하게 보였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그럼에도 최민식은 김한민 감독의 진심에 마음을 움직였다. “여러가지 넘어야 할 난관이 있겠지만 누군가는 만들어야 할 영화, 언젠가는 나와야할 영화가 아닌가”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 의도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 것이다.
‘명량’의 개봉 직전에 가진 인터뷰에서 최민식을 만났을 때였다. 그에게 ‘난중일기’의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 죽을 각오로 싸우면 살 것이고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다)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무언가를 성취한 경험이 있느냐고 물었다. 잠시 생각에 잠긴 그는 고개를 내저었다. “제가 어떤 난관을 겪었든 이순신 장군의 당시 상황과는 비교할 수 없겠죠. ‘난중일기’를 읽고 잠시나마 ‘이순신 장군에 대해 후손들이 과장된 영웅화나 신격화를 했던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었던 게 창피할 정도였어요.”
최민식은 말을 이어갔다. “생각해 보세요. 이순신 장군은 당시 군인이고 공직에 있는 신분이었는데 군 최고 통수권자(왕)의 신임을 얻기는 커녕, 대신들의 모함 때문에 죽을 뻔 했어요. 기껏 죽도록 싸우고 왔더니 끌려가서 초주검 만들고 온 집안을 풍비박산 만들고… 그런데도 왕에게 ‘신에겐 12척의 배가 있다’, ‘신이 살아있는 한 적이 업신여기지 못할 것이다’라고 절대적인 충성심을 보여요. 왕에게 잘 보이려고? 말도 안 되죠. 명량해전 끝났어도 포상 같은 건 없었어요. 자신의 결기와 신념을 누가 알아주던 아니던 간에 실천했던 거죠. 그 누가 이순신 장군처럼 할 수 있었을까요.” 스크린에서 빠져나온 최민식은 이순신 장군의 신념과 용기에 경탄하는 한 명의 ‘후손’으로 돌아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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