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나팍 라이프스타일을 바꿔놓은 쇼핑몰

빌리지 서클 온 비치
뉘엿뉘엿 해가 저물어가는 석양 무렵이면 부에나 팍 빌리지 서클 온 비치는 시나브로 파티가 시작되기 직전의 흥분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풀러튼에 살고 있는 쟌 리(43· 보험에이전트)씨 가족은 요즘 ‘밤 마실’ 재미에 푹 빠졌다. 저녁을 먹고 난 후 아내와 두 아들, 애완견까지 데리고 나서는 날이 일주일에 서너 번은 된다. 장소는 다름아닌 쇼핑몰이다.

“분위기가 좋아 자주 찾게 된다. 산책 삼아 둘러 보기에도 좋고 야외 페티오에 앉아 이야기 나누기도 좋고. 집에서 가까우니 부담도 없다”

올해 4월 오픈한 부에나 팍 ‘빌리지 서클 온 비치’가 인근 주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어 놓고 있다. 밤마실, 밤쇼핑, 밤팅 등 이곳과 관련된 신조어도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저녁 8시 이후면 한산해지는 다른 곳과는 달리 ‘빌리지 서클 온 비치’는 불야성을 이루기 시작한다. 근처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후 디저트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과 가족단위 산책객들, 삼삼 오오 몰려다니는 여성 쇼핑객들은 자정까지 이어진다. 젊은 주부들 사이에는 밤시간 H마트에서 장보기가 유행이다.

동시 400여대가 주차할 수 있는 파킹랏 사이즈와 출입 차량을 기준으로 볼 때 저녁시간 평균 2천여명이 넘게 쇼핑몰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부에나 팍과 풀러튼 일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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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시 서클 온 비치’에 입점한 업소들은 문을 여는 곳마다 몰려드는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뤄 쇼핑몰의 풍속도를 완성시키는 데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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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어질 수록 빌리지 서클 온 비치는 불야성을 이루며 더욱 바빠진다.

쇼핑몰 중앙에 위치한 야외 페티오를 중심으로 제과점 ’85 베이커리’, 코리안바베큐점 ‘백정’, 짬뽕으로 유명한 ‘홍콩반점’, 일식당 ‘다미’, 월남국수점 ‘SUP’ 등을 비롯해 요거트, 페이스샵, 쵸콜렛 체어 등 입점 업소들은 덩달아 바빠진다. 업소 대부분 저녁시간 매출이 하루 중 가장 높다. 아예 저녁시간에만 영업을 하는 곳도 있다.

아빠가 자장면을 먹는 동안 엄마는 화장품 쇼핑을 하고 아이들은 아이스크림을 즐기는 등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빌리지 서클’의 가장 큰 매력이다. 분위기 돋는 야외 벽난로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이곳을 저녁시간 최고의 만남의 장소로 바꾸어 놓았다.

쇼핑몰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에이스 부동산 성민경 대표는 “빌리지 서클 온 비치는 처음 기획단계부터 로컬 주민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 로컬에서 가장 예쁜 공간이 목표였다. 주민들이 많이 좋아하니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말한다.

7.4에이커 부지에 연면적 7만2000스퀘어피트. ‘빌리지 서클 온 비치’의 개발업체는 JSC 엔터프라이즈이며 소유주는 한인 존 최 대표다. 의류업에 종사해 온 존 최 대표는 오랜 우정을 나눠온 에이스 부동산 성민경 대표와 함께 OC북부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쇼핑몰을 꿈꾸며 ‘빌리지 서클 온 비치’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뚝심 있는 전문 경영인과 40년 경력인 부동산 전문가의 합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2010년쯤 당시 개발허가가 나지 않아 3년 가까이 방치되어 있던 골프연습장을 매입해 쇼핑몰 청사진을 그렸다. 존 최 대표는 탄탄한 자본력과 미래를 보는 비즈니스 마인드로 중심을 잡았고 성민경 대표는 가장 성공할 수 있는 테넌트를 선정해 나갔다.

H마트, 다이소, 85베이커리, 백정 등 다국적 브랜드로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안, 더 나아가 주류 커뮤니티까지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 젊은 층 뿐만 아니라 가족단위로 저녁시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후한 점수를 얻고 있다. 여기에 오픈하는 속속 ‘대박’을 터뜨리는 업소들도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와서 주차공간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흠이라면 흠. 이 또한 해결책을 내놓았다.

성민경 대표는 “최근 인접해 있는 라미라다 어덜트스쿨과 주자장 렌트 계약을 체결했다. 9월부터는 쇼핑몰 업소들의 직원차량이 그곳으로 빠질 예정이다. 200여대의 주차공간이 더 확보된다”라고 설명했다.

빌리지 서클 온 비치
가족과 함께 산책 삼아 나들이 나온 주민들에게 빌리지 서클 온 비치는 말 그대로 놀이터요, 사랑방이 되고 있다.

이 지역의 한인인사 K씨는 “무엇보다 부에나 팍 시에서 빌리지 서클 온 비치의 성공을 환영하고 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앞으로 한인 개발업자나 상권에 대해 시의회가 까다롭게 굴지 않고 개발에 여러 가지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비치블러바드와 오렌지도프 코너에 건설 중인 ‘소스’까지 완공되면 OC 부에나 팍 일대 비치 블러버드는 K타운의 새로운 메카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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