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이지아가 방송에서 말한 결혼생활을 서태지가 반박함으로써 발언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본의 아니게 스타의 세세한 부분들이 공개되고 있다.
이지아가 ‘힐링캠프’에서 과거 결혼생활의 비밀을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상대에게 피해를 줄 의도가 조금도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틀뒤 서태지측은 이지아의 발언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해명성 보도자료를 냈다.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차이가 있는 부분은 ‘미성년자와의 교제’와 ‘감금 생활’로 압축된다. 서태지도 이 두가지 사안을 보도자료에서 1, 2로 표시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진실을 밝혔다. 서태지가 자신의 사생활을 보도자료로 이처럼 구체적으로 밝힌 건 처음인 것 같다.
앞으로 이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은 일차적으로 ‘어떤 게 진실이냐‘는 궁금증에 대한 해명을 포함한다. 발언을 바탕으로 많은 루머들이 확대재생산되며 사실이 왜곡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16살때부터 교제’에 대한 부분은 이지아가 조금 상세히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이지아는 ‘힐링캠프‘에서 16살때부터 동거 또는 결혼 생활에 들어갔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표현이 조금 애매했다. 이지아는 이경규가 16살때 서태지를 처음 만났냐고 하자 “맞다”고 했고 이경규가 20년전 당시 어떻게 만났냐고 물었다.
“열렬한 팬이라 따라 다니다가 만났다는 건 와전이다. LA에서 한인위문합동공연이 있었다. 그 때 그 공연을 우연히 보러 가게 되면서 (서태지를) 만나게 됐다. 그래서 나중에 후에 정말 큰 비밀을 안게 됐다. 감당하기 힘든 비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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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아는 16살때 합동공연에 참가한 서태지를 만났고, 나중에 감당하기 힘든 큰 비밀을 안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 사안은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만큼 서태지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서태지씨는 1993년, 상대방의 친언니를 통해 그를 처음 알게 되었으나 당시에 결혼이나 동거를 한 것은 아니며 그로부터 3년 후, 서태지 씨가 가요계를 은퇴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좋은 감정으로 발전, 1997년 10월 성인의 나이로 혼인신고를 한 것입니다”라고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따라서 이지아는 정확하게 언제부터 동거 또는 결혼에 들어갔는지 그 시점을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줄 필요가 생겼다.
두 사람의 발언과 해명중 두번째로 차이가 나는 것은 이지아의 삶이 자유를 억압당했느냐는 부분이다. 이지아는 ‘힐링캠프‘에서 “철저히 혼자였다. 한 명만 알아도 비밀이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큰 불효를 저질렀다. 가족들과도 연락하지 않았다. 가족은 그 뒤로 7년 후에 다시 만났다”고 고백했다.
서태지측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다. “두 사람이 미국에서 지내는 기간 동안, 양가 부모님과 가족, 친척들, 각자의 친구들도 미국 집에 초대를 하여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두 사람은 미국에서 여행도 다니고 쇼핑, 외식도 하며 지냈습니다.두 사람이 미국에서 지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각지로 함께 여행도 많이 다니면서 평범한 생활을 하였습니다.”
이 부분은 두 사람의 관점과 느낌 차이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을 것 같다. 아무리 자유를 많이 보장해주어도 ‘속박’으로 느낄 수 있고 폐쇄적인 삶을 살고도 ‘행복‘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가 한가지를 덧붙이겠다. 서태지와 이지아가 미국에서 자유로운 삶을 누렸을 리는 없다. 만약 그랬다면 오늘날의 서태지가 있기도 힘들다. 두 사람의 결혼기사(서태지, 재미동표 여대생과 결혼 1996년 11월 20일자-이 기사는 그해 12월 24일 결혼한다는 예고기사였는데, 보도가 나가자 서태지가 결혼식을 한 차례 연기한 뒤 결혼했다)를 쓴 내 선배 이기종 기자는 당시 특종기사를 쓰고도 팬들이 몰려와 “아니다”며 항의를 하는 바람에 오보기자가 돼버렸다. 가판의 1면에 있던 기사를 빼고 시내판에서 잘보이지 않는 간지로 작게 보도됐다. 서태지측은 그만큼 결혼과 관련된 모든 뉴스를 철저히 차단했다.
이지아는 혼자였던 자신의 처절한 삶을 표현하느라 실제보다 과장된 표현을 했을 수는 있다. ‘산에 있는 다람쥐에게도 들키면 안되는 종류의 사랑이었다’는 표현이 한 예다. 서태지는 ‘여행도 하고 쇼핑도 했잖아, 왜 내가 마치 널 감금한 것처럼 말해‘라는 억울한 심정이 있음을 이해한다. 설마 서태지가 아내인 이지아를 감금이야 했겠는가.
하지만 이지아의 심정도 이해된다. ‘물리적 감금’이 아닌 ‘마음의 감금‘도 있지 않은가. 대중은 한때 부부로 살았던 유명인의 이야기를 쉽게 할 수 않다. 두 사람은 시시콜콜한 팩트 하나하나 진실을 따질 게 아니라 상호존중하에 마음을 합의하는 자세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서태지가 좀 더 넓은 아량을 보여주면 더 좋겠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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