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력 강한 조인성(장재열 역)의 방식은 비주얼이 받쳐주지 않는 일반 남자들이 따라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특정국면에서는 참고할만한 내용들은 분명 있다.
여자들도 남자들이 ‘진도 나가는데’ 관심이 많은 걸 다 알고 있다. 하지만 남자는 여자가 오키나와로 여행을 허락했다고 만사 형통이라고 생각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공효진(지해수 역)은 고도의 밀당녀가 아닌가. 남자는 조금만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도 뺨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극중에도 장재열이 수광(이광수)의 첫 키스 스토리를 얘기하던 해수에게 기습키스를 하다가 해수가 버럭 화를 내며 정색했다.
하지만 조인성은 여기서 한수 위의 기량을 발휘했다. 이론과 실천으로 무장한 내공이다.
조인성은 기본적으로 여성의 탐색전은 쉽게 무력화시킨다. 오키나와 여행중 공효진이 “넌 다른 여자에게도 여행비를 다 쓰니? 돈 펑펑 쓰지마라. 결혼할 여자 아니면”이라고 하자 “여기서 다른 여자 얘기가 왜 나와”라고 했다. 공효진이 부러진 팔을 보여주며 “다른 남자 같으면 (이렇게 해줬을텐데)”라고 하자 “나도 다른 여자 얘기 해도 돼”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너무 자주 사용하면 남자가 옹졸해 보인다.
또 조인성은 여자가 남자를 “짐승”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쿨하게 인정했다.
“잠자리만큼 남녀 간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잠자리만큼 남녀간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촌철살인의 방법이 있다면 알려달라. 솔직히 지금 내 머릿속엔 너랑 자고 싶은 생각이 가득해. 너랑 같이 자고 싶은 거 인정해. 그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본능이니까. 본능이라고 인정받아야 해”
관계기피증을 앓고 있는 공효진은 ”삐졌냐“고 묻자 조인성은 “너만 일방적으로 날 만지는 건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공효진이 ‘선‘을 지키지 못한다고 나무라자 조인성은 “그럼 그냥 이대로 지내라. 뭐가 문제야’라고 답했고 이어 “난 야비하고 넌 잔인하지. 예쁜 널 밤새 못 안게 하는 건 잔인한 거지”라고 말하고 혼자 놀겠다며 수영하러 바다로 나가버렸다.
이 같은 단호한 조인성의 자세는 위험부담이 있지만, 일보 후퇴 시점을 선택하는 안목은 인정할만했다. 남자가 단순한 짐승이 아님을 보여줄 수 있는 확실한 국면 전환이라고 하겠다. 여기서 남자들은 후회할만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는 연애세포를 잘 작동시켜야 한다.
결국 그 다음은 오히려 공효진이 조인성을 찾으러 나섰다. 그리고는 두 사람은 행복한 밤을 보냈다. 조인성은 그이후 공효진에게 잘해줘야 하는데, 예고편을 보니 두 사람의 말다툼 장면이 그려져있다. 또 조인성에게는 이미 루게릭병을 암시할만한 상황이 나와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어떻게 보듬어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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