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페스티벌은 록, 재즈, 댄스 등 음악 장르형의 축제가 많다. 하지만 양방언의 제주판타지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함께 모여 새로운 느낌과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뿐만 아니라 재일교포로 아버지의 고향이 제주인 양방언이 예술감독을 맡으니 제주라는 지역적 특성을 살린 음악페스티벌이 됐다. ‘2014 양방언의 제주 판타지’는 한라산 자락에 있는 제주시 조천읍 제주돌문화공원의 한적한 분위기와 제주라는 독특한 지역과 잘 어울렸다.
음악의 장르나 경계를 제한하지 않는 크로스오버 뮤지션 양방언은 이날 공연에 안숙선 명창과 사이키델릭 록밴드 국카스텐, 제주 출신의 스카 밴드인 사우스 카니벌, 타악그룹 라퍼커션 등 이질적일 것 같은 음악 그룹들이 잘 어우러진 공연 한 편을 연출해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주최하고 제주MBC가 주관한 이날 ‘제주 판타지’는 2500여명이 입장해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람들은 메인무대의 의자에 앉기도 하고, 숲에서 듣기도 하고, 잔디에서 돗자리를 깔고 소풍을 즐기듯 음악과 함께 했다. 객석에 앉아있던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의 자연을 문화와 예술로 파도처럼 감싸 사람들이 감동과 치유를 받는 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메인무대가 열리기 전 오후 3시부터 프리이벤트들이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사우스 카니발의 브라스 소리가 공원에 울려퍼지며 경쾌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공원내 오솔길에 있는 숲속의 작은 무대에서는 흙피리 앙상블팀의 오카리나 연주와 국악인 한충은의 대금과 소금 연주가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다. 숲속에서 신여민락과 신살풀이를 대금으로 들려주자 사람들은 너무 행복해했다. 이런 게 힐링인 듯 했다.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겠다는 느낌도 들었다.
연못 수면 위에 떠있는 하늘연못무대에서는 안숙선이 흥부가 판소리를 부르고 사물놀이팀과는 농부가 공연을 펼쳤다. 박은하가 꽹과리를 치며 나비처럼 날아오르는 춤을 출 때는 무대와 조명이합쳐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또 국카스텐은 ‘거울’ ‘파우스트‘ ‘어서 말을 해’ ‘한잔의 추억’ 등을 불러 관객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야외특설무대에서 진행된 메인무대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영상으로 계속 보여주었다. 제주도립교향악단과 제주도립합창단, 제주 납읍초등학교 합창단 등이 무대를 꾸미고, 일본에서도 베이시스트 사쿠라이 데쓰오 등 몇몇 세션과 연주인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양방언은 피아노 외에도 아코디언을 연주해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해녀환상곡과 ‘프린스 오브 제주’, 아리랑 판타지, 앙코르곡 ‘프런티어’등의 무대는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무용퍼포먼스 ‘어머니의 바다’도 제주의 정취를 느끼게 했다.
양방언은 “제주에서 뮤지션들과 함께 한 페스티벌이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공원을 찾은 사람들은 마음에 저마다 좋은 추억 하나 쌓였을 것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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