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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가세티 LA 시장이 최근 LA지역 사업체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현행 시간당 9달러에서 13.25달러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노동절 공약’ 을 내놨다. LA시민들의 생활고를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서는 최저 임금 인상이 절실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일면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최저 임금 인상이 통과되도 시민들의 생활고를 해소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저 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생활의 기본인 의·식·주 중에서 사실상 가장 중요한 ‘주거지’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LA지역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은 샌프란시스코보다는 22%, 뉴욕보다는 13%가 낮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전체 근로자의 약 40% 정도가 혜택을 입게된다는 계산이다. 그렇지만 시간당 13.25달러의 임금을 받더라도 주민 대부분은 집을 사거나 렌트를 하기 어렵다.
최근 집계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렌트 비중이 가장 높은 LA 주민들이 월 소득에서 렌트비로 지출하는 비율은 정부 권고치인 30%를 무려 18%나 넘긴 48%에 달한다. 렌트가 아닌 모기지 페이먼트를 봐도 부담은 43%로 크게 다르지 않다. 이것도 연소득 약 5만9000달러의 중간 소득 가정이 그렇다.
13.25달러 최저임금으로 주간 40시간을 일한다고 가정하면 이들의 연 소득은 2만7650달러가 된다. 이 수치를 기준으로 LA타임즈의 주택 구매/렌트 계산기(a helpful mapping tool,http://graphics.latimes.com/rent-or-buy-los-angeles/)를 활용해 보면 LA에서 (LA 주택 중간가 45만7000달러, 20% 다운 기준)최저 임금 근로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집은 단 한채도 없다. 렌트도 마찬가지 여서 일부 저소득층 밀집 지역을 제외하면 집(2베드룸 기준)을 빌릴 수 없다. 즉 최저 임금을 지금보다 크게 올려도 저소득층의 생활고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계산이다.
블룸버그 통신이 오는 2018년까지 LA에서 생겨날 신규 직장의 임금의 대부분이 연 2만3000달러에도 못미칠 것이라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저소득층의 생활고가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최저 임금 인상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저소득층의 생활고를 해결하려면 최저 임금을 올리기 보다는 정부 차원에서 저소득층 주택 문제를 해결하고 식료품 및 개스비용을 포함한 기본 물가와 자녀 교육비 상승을 잡아야 한다”며 “이 두가지를 해결하지 못하면 아무리 최저임금을 올려도 시민들의 생활고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최한승 기자